일감이 늘었는데도 현대중공업 사측이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더욱 쥐어짜고 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에 따르면, 임금이 체불된 노동자가 2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대우조선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사측이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이나 떼먹고 있다.

4월 12일 이른 아침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임금 체불 해결을 요구하며 행동에 나섰다. 사내하청 노동자 수십 명이 출근길 홍보전을 했고, 일부 노동자들은 작업을 거부했다.

ⓒ김지태

이 홍보전에는 현대중공업 정규직·비정규직 활동가들도 꽤 참가했다. 민중당, 노동당, 노동자연대, 혁명적 노동자의 목소리 등 정치 단체 활동가들도 참가했다.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집단 행동을 벌인 일은 드물어서 많은 활동가들이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미 4월 8일부터 많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작업 거부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청 업체 사장들도 이에 동조했다. 이들도 원청 사측에게 받는 비용(기성)이 매우 적어서 불만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체 사장들이 작업 재개를 지시했는데도 이를 거부하는 노동자들이 생기고 있다.

홍보전에 참가한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울분이 가득했다. 현대중공업에서 일한 지 16년이나 됐다는 한 하청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임금이 40~50퍼센트씩 깎여서 지급되고 있습니다. 이게 한 번도 아니고 3~4개월이나 계속해서 그러고 있어요. 지난 몇 년 동안 임금이 계속 깎인 것도 억울한데, 그마저 제대로 주지도 않는 겁니다.”

또 다른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얼마 전에는 현대중공업 정규직 임금이 인상됐습니다. 최저임금도 매년 오르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는 임금이 오르긴커녕 계속 깎이고 체불까지 됩니다.”

이번 행동은 임금 체불 문제로 소통하던 노동자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제기된 것이라고 한다.

대우조선에서는 지난해 식당 노동자들이 노조(금속노조 웰리브지회)를 만들고 파업을 벌여 성과를 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파워 그라인더 하청 노동자 수백 명이 2주간 파업을 벌여 임금을 인상했다(관련 기사 ‘임금 인상 파업에 나선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 이 여파로 일부 노동자들도 작업을 거부해 임금을 올렸다고 한다.

이번 행동에 참가한 한 노동자는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대우조선 노동자 투쟁이 현대중공업 노동자들도 고무한 것이다.

일감이 늘어난 상황은 노동자들이 싸우기에 불리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노동자들이 더 크게 단결하고 단호하게 싸우면 성과를 낼 수 있다.

모처럼 기지개를 편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투쟁을 더 전진시켜서 성과를 내고, 나아가 조직화의 계기도 마련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사내하청 노동자 투쟁에 진지한 많은 정규직 활동가들이 이번 기회에 실질적인 원하청 연대를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