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브렉시트 유예, 실존적 위기에 빠진 보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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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급진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의 훌륭한 소설 《유예》는 1938년 9월 뮌헨 위기*를 다루고 있다. 이 소설에서 사르트르는, 뮌헨회담으로 제2차세계대전 발발이 1년 미뤄졌을 뿐 위기 자체는 전혀 해결되지 못했음을 그렸다.
4월 10일 유럽연합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세력 관계는 여전히 유럽연합에 유리한데, 유럽연합은 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에게 더는 타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제 공은 영국 하원에 넘어갔다. 그런데 영국 하원은 ‘하드 브렉시트’ 지지자, ‘소프트 브렉시트’ 지지자, 강경 유럽연합 잔류파로 분열해 마비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어느 쪽도 다수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현 상황이 보수당과 노동당에 똑같이 위기라는 식의 어설픈 논평이 많은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테리사 메이는 제 손으로 보수당을 브렉시트 정당으로 자리매김시켰고, 상황이 ‘하드 브렉시트’로 귀결될 수밖에 없도록 갖은 술책을 부렸다.
영국이 유럽연합과 관계를 단절해서 영국 경제가 치를 대가 때문에 영국 대기업들이 격분하자, 메이는 한 발 물러서려 했다. 그러나 2018년 11월 메이의 브렉시트 합의안 초안에도 반영돼 있던 그런 후퇴의 효과에 만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보수당 내
여론의 분위기도 비슷한 듯하다. 노동당 제러미 코빈 대표가 보수당 위기에서
메이는 이런 상황을 피하려 사력을 다하고 있다. 이유야 뻔하다. 그 선거에서 보수당은 참패할 듯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여론조사 기업 오피니움리서치는 4월 14일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을 17퍼센트로 집계했다. 같은 조사에서 극우 정당 영국독립당
탈당
노동당 지지율은 29퍼센트를 기록했다. 노동당 우파 의원들이 탈당해 만든 ‘독립 그룹’
유럽의회 선거 때문에 교착 상태 해소가 더 어려워질 듯하다.
메이를 보수당 전 총리 로버트 필과 비교해 보면 메이의 처지가 얼마나 열악한지 두드러진다. 필은 1845~46년에 소속 정당 보수당의 보호무역주의 전통을 거슬러
필 지지자들이 정권 장악력을 회복하기 위해 휘그당과 동맹을 맺으면서, 보수당은 분열했다. 당시 유명한 필 지지파였던 윌리엄 글래드스톤은 필 지지파와 휘그당을 묶어 자유당을 창당했다. 보수당은 그로부터 30년이 지나고서야 다수당이 돼 정권을 잡을 수 있었다.
메이에게는 보수당 당론을 거슬러
둘째, 영국이 유럽연합과 완전히 결별하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줄긴 했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핼러윈이 다가오면, 유럽연합은 메이에게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