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장 밖 업체로 강제 전적을 시도한 사측에 맞서 싸워 성과를 거뒀다.

이 여성 노동자들은 화성공장의 피디아이(차량 검사 파트) 공정에서 일해 왔다. 그런데 3월 초 기아차 사측은 피디아이 최종 검사 파트에서 일하던 여성 비정규직 80여 명을 공장 밖의 물류회사로 쫓아내고, 해당 공정을 인소싱(하청업체에 외주화했던 공정을 원청이 다시 회수하는 것) 했다. 불법파견 흔적을 지우려고 한 것이다.

이는 당연히 노동자들에게 고용불안과 노동조건 후퇴를 낳는 공격으로 여겨졌다. 기아차 공장 밖으로 밀려나면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받기 어려울 수 있고, 열악한 작업 환경과 낮은 복지 등에 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공장 밖에 떨어진 곳에서는 동료 비정규직 조합원들이나 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투쟁하는 것도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더구나 이번에 강제 전적 대상이 된 노동자들 중 다수는 지난해 여름까지 플라스틱 공정에서 일하다가 피디아이로 쫓겨 온 경험이 있다. 당시 노동자들은 ‘강제 전적 말고 내가 일하던 자리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하며 점거파업을 벌였는데, 사내하청지회 집행부의 부적절한 농성 해제로 파업이 패배했다. 그런데 이 노동자들은 불과 7개월 만에 또다시, 더 열악한 조건의 공장 밖 물류회사로 쫓겨나게 된 것이다.

정규직 노조 우파 집행부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사측과 함께 인소싱과 강제 전적을 밀어붙이는 구실을 했다. 사내하청지회 김수억 집행부는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기는 했지만, 아쉽게도 강제 전적에 맞서 이렇다 할 저항을 조직하지 않고 물류회사로 옮기는 것에 합의했다. 결국 노동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물류회사로 옮겨야 했다.

하지만 여성 노동자 3명은 공장 밖으로 쫓겨나는 것을 거부하고 싸우기 시작했다. 그중 1명은 비조합원 경리직이라는 이유로 물류회사로의 전적 대상에도 들지 못하고 해고 위협에 처해 있었다.

이들은 점심시간마다 팻말을 들고 식당 앞에서 항의 시위를 했다. “12년간 일한 공장에서 내가 왜 쫓겨나야 하나?”, “법원 판결대로 정규직 전환하라고 했더니 일자리를 빼앗겼다!”

여성 노동자들의 용감한 행동은 적잖은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이들이 식당을 돌며 중식 홍보전을 할 때마다 (정규직으로 특별채용 된) 여성 노동자들이 음료수나 간식을 전해 주며 응원했다. 일부 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을 지지하며 격려했고, 노동자연대 회원들도 꾸준히 연대했다.

결국, 기아차 사측은 이들을 공장 밖 물류회사로 강제 전적시키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공장 안에 다른 업체로 고용을 보장하기로 약속했다. 해고 위협에 처했던 경리직 여성 노동자도 함께 말이다. 작지만 소중한 성과다.

물론, 아직 1명의 고용 보장 문제가 남아 있고, 강제 전적을 거부하며 투쟁했던 기간에 대한 임금 미지급 문제도 남아 있다. 3명의 여성 노동자들은 이를 위해 앞으로도 투쟁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이 투쟁에 정규직·비정규직 활동가들이 적극 연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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