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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폭탄 공격:
잔혹한 국가 탄압 때문에 벌어진 참사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폭탄 공격의 피해를 입은 샌안토니오 교회 주변을 보안부대가 지키고 섰다 ⓒ출처 〈소셜리스트 워커〉

4월 21일 스리랑카에서 8회에 걸친 폭탄 공격이 일어났다. 최소 290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쳤다.

치밀하게 계획된 연쇄 폭발 공격이 교회와 관광객·부유층이 많은 대형 호텔들을 덮쳤다. 부활절 예배로 사람이 가득 찬 교회가 폭발해, 건물 잔해 사이사이로 시체 토막들이 산산이 흩뿌려졌다.

중상자가 너무 많아서, 병원들이 다 수용하지 못할 지경이다.

22일 오후 현재 이 끔찍한 공격을 저질렀다고 자처하고 나선 조직은 없다. 그러나 스리랑카 정부는 이슬람 무장 세력을 주요 용의자로 지목했다.

스리랑카 총리 라닐 위크레메싱게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고, 가짜 뉴스가 유포될 수 있다는 이유로 SNS를 모두 폐쇄했다.

스리랑카는 폭력 사태가 끔찍히도 많이 일어나는 나라다.

인구의 다수이고 불교도들인 싱할라족에 기반한 스리랑카 정부는 타밀족을 상대로 사반세기 동안 내전을 벌여 왔다. 타밀족의 독립 운동은 2009년 5월 끝내 분쇄됐다.

스리랑카군은 타밀족을 극도로 잔혹하게 억압했다. 폭탄, 화학무기, 강제수용소 등이 동원됐다. 유엔에 따르면 이 내전의 말기에만 민간인 약 4만 명이 학살됐다.

학살

현 정부 인사 다수가 당시 학살에 직접적 책임이 있다. 이들은 군대에 명령해, 병원뿐 아니라 심지어 적십자 구호 물자를 실은 배도 공격 목표로 삼으라고 했다.

스리랑카 기성 정치권은 불교·싱할라족 무장 세력들과 긴밀한 연계를 맺고 있다. 싱할라 무장 세력은 타밀족뿐 아니라 기독교인·무슬림도 열등한 외부인이라고 여긴다.

이런 무장 세력들 때문에 소수 종교 신자들에 대한 공격이 흔히 일어난다. 스리랑카 교회 수백 곳을 대표하는 단체에 따르면, 스리랑카에서 기독교인 대상 폭력·위협 행위가 2018년 한 해에만 86건 발생했다. 확실한 것만 해도 그렇다.

싱할라 무장 세력은 2018년에는 무슬림 적대 폭동을 저지르기도 했다. 그 폭동 당시 무슬림 상점·가정·사원이 폭도들에 습격당했다. 희생자 다수는 승려들이 폭도를 이끌었고 경찰은 옆에서 보고만 있었다고 토로했다.

당시 정부 대변인은 이렇게 시인했다. “현지 경찰 일부가 법 집행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몇몇 공격은 경찰 바로 앞에서 발생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를 비롯한 각국 정상들은 재빨리 [이번 공격의] 희생자들에 애도를 표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모두 폭력 행사를 주저하지 않는 악랄한 스리랑카 정부를 지난 몇 년 동안 기꺼이 지원해 왔다.

내전 당시 정부의 타밀족 학살을 폭로한 끔찍한 유엔 보고서가 2011년에 발표된 지 고작 몇 달 뒤에 영국 정부는 스리랑카와 무기 수출 계약을 맺었다.

스리랑카에서 민족적·종교적 분열을 부추기는 자들은 오랫동안 손에 피를 묻혀 온 자들이다. 차별에 맞서고 노동계급 단결을 이루려 투쟁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있다.


오늘날 참사의 씨앗이 된 영국 제국주의의 분열 통치

스리랑카는 영국의 4분의 1 정도 되는 넓이의 섬에 인구가 2000만 명 조금 넘는 나라다. 스리랑카는 인도 남동해안에서 5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인구의 다수는 스스로를 불교도라고 생각하고 싱할라어를 쓴다. 그러나 적지 않은 소수는 다른 종교를 믿고 사용하는 언어도 제각각이다.

스리랑카는 1948년까지 영국 제국주의의 지배를 받았다. 당시 이름은 실론섬이었다. 실론섬은 차(茶)·향신료·보석·고무가 풍족했는데, 모두 영국의 곳간을 채우는 데 쓰였다.

영국 제국주의는 민족적 차이를 이용해 식민 지배를 공고히 했고, 영어를 공식 언어로 도입했다.

독립 후 권력 쟁투가 일어났다. 여러 세력들이 서로 권력을 차지하려고 영국 제국주의가 부추긴 분열을 이용했다. 이 쟁투는 공용어를 무엇으로 할 것이냐로 표현됐고, 마침내 싱할라어가 영어를 대체해 스리랑카의 공용어가 됐다. 이 때문에 영어와 타밀어를 쓰던 중간계급 일부가 주변화됐다.

제국주의의 분열 지배 논리가 모든 민족적·종교적 집단들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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