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3일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이하 민주일반연맹)이 ‘직무급제 도입 규탄과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지자체들의 직무급제 도입 실태를 폭로했다.

이날 민주일반연맹이 발표한 내용은 전국의 지자체를 모두 조사한 결과는 아니다. 따라서 직무급제를 도입한 지자체는 이보다 많을 수 있다. 

수원시의 경우 가장 낮은 직무 등급인 ‘수원시직무1급’의 기본급은 수원시 생활임금(1만 원)을 적용했다. 그러나 똑같은 일을 하는 기존 무기계약직보다 임금 총액이 적게는 350만 원에서 많게는 1050만 원이 적다. 등급이 높은 직무일수록 삭감률이 크다. 또 저임금을 보완하기 위해 단협으로 시행 중인 퇴직금누진제도 없애겠다고 한다.

진주시는 가장 낮은 직무 등급의 임금을 최저임금으로 정했다. 1급직무(1단계)에서 15년 동안 일해야 고작 20퍼센트 오른다. 동일 직무에서 단계 상승도 자동승급이 아님을 명시했다. 15년 이후에는 아예 임금 인상이 없다.

“직무급제는 최저임금 수준으로 시작해 20년을 일해도 이미 최고임금이 결정되어 있는 최악의 저임금 모델”(민주일반연맹)인 것이다. 같은 무기계약직을 나눠 “차별에 차별을 더하는 이중차별 직무급제”는 노동자들을 분열시킬 위험도 크다.

게다가 새로 무기계약직이 되는 노동자들에게 저임금을 강요하는 직무급제가 적용된다면, 기존의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도 억제될 것이 뻔하다. 민주일반연맹이 직무급제가 전국 지자체로 확산되고 기존 무기계약직 노동자들로도 확대될 위험을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경기 수원시와 경남 진주시, 전북 김제시 등에서 도입된 직무급제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무기계약직 전환자에게 적용하라고 지난해 노동부가 발표한 표준임금체계와 거의 동일하다. 정부의 표준임금체계 발표가 지자체들의 책임 회피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이중차별 직무급제”

이것이 문재인 정부가 성과라고 자찬하는 정규직화의 실체다. 정규직과의 차별 해소는 고사하고 기존 무기계약직 처우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더 심화시키면서 ‘양극화 해소’ 운운하니 얼마나 위선적인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을 때 교섭을 통해 일정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이명박, 박근혜 때 싸워서 얻어 낸 것도 빼앗고 있다. 입에 풀칠만 하라고 한다. 노조가 없거나 노조가 약한 곳에서 직무급제를 도입하고 있다. 그간 싸워서 얻은 호봉제를 문재인 정부가 다시 빼앗아 가고 있다. 직무급제는 폐기해야 한다.”(이양진 민주일반연맹 공동위원장)

이처럼 노동조합의 반발을 피하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직무급제가 조금씩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자체, 학교, 공기업 등 여러 공공부문에서 무기계약직 또는 자회사 전환 대상자들에게 직무급제가 도입되거나 도입 시도가 벌어지고 있다.

이는 비정규직에만 해당하는 것도 아니다. 국토부는 지난해 새로 생긴 공공기관인 새만금개발공사에 일찌감치 직무급제를 도입했다. 이처럼 야금야금 직무급제를 확대해 조직된 부분까지 넓혀 가려는 것이 정부의 직무급제 추진 방식이다.

최근 기재부는 민주당이 공공기관 직무급제 추진을 총선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한 것에 대해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반기에 직무급제 가이드라인 발표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을 억제하기 위해 직무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주로 비정규직에 확대되고 있는 직무급제 도입에 적극 반대하며 직무급제 확산을 저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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