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7일 홍익대학교 경비 노동자 고(故) 선희남 씨가 새벽 출근길에 학교 정문에서 쓰러졌다. 뒤늦게 학생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안타깝게도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이 안타까운 죽음은 경비 노동자들의 장시간 저임금 노동과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 홍익대 경비 노동자들은 오전 7시에 출근해 다음 날 오전 7시에 퇴근하는 24시간 맞교대로 근무 해왔다. 장시간·야간 노동은 건강을 해친다.

경비 노동자들은 주 72시간가량 밤낮 없이 근무해 왔다. 휴식 시간이 일부 존재하지만 제대로 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고용노동부가 ‘과로’의 기준으로 삼은 주 60시간 근무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주 60시간 이상 과로와 뇌심혈관계 질환 사이 관련성이 강하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고 선희남 씨는 홍익대학교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며 장시간·야간 노동에 시달려 왔다. 그를 추모하던 동료 경비 노동자는 영정 사진을 보면서 “좀 더 자면서 일하지…”라며 안타까워했다.

"좀 더 자면서 일하지..." 고 선희남 씨는 맞교대 근무에 잠도 제대로 못 자며 일해야만 했다. ⓒ제공 '홍익대학교 노동자와 학생들이 함께하는 모닥불' 김민석

이렇게 오랜 시간 일하지만 경비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은 매년 최저임금을 맴돌았다. 이 때문에 유가족은 “병원비가 없어서 아파도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저임금 때문에 치료비조차 감당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고 선희남 씨 죽음의 근본 책임은 장시간·저임금 노동을 강요해 온 학교 당국에 있다.

4월 30일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홍익대분회와 노동자·학생연대체 ‘홍익대학교 노동자와 학생들이 함께하는 모닥불’은 학내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학교에서 오래 일했던 만큼 얼굴을 알고 지낸 학생도 많아서 안타까워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분향소를 설치한 3일 동안 학내에서 약 750명이 추모 메세지를 남겼다.

많은 학생들이 안타깝고 죄송한 감정을 담아 추모 메시지를 작성했다. 한 메시지엔 이렇게 적혀있었다. 

“어쩌면 한 번쯤 지나쳤을 텐데 조금은 무관심해서 죄송했습니다. 부당한 것은 바뀔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어지는 추모 고 선희남 씨가 쓰러진 곳에 분향소가 차려졌다. 많은 학생들이 추모의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제공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홍익대분회

이런 데도 홍익대학교 당국은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다. 

분향소가 차려지자 학교측 직원이 찾아와 “학교와는 관계 없는 일인데 오늘 안에 정리할 수 없겠냐”고 말했다고 한다. 20년 동안 학교에서 일한 경비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매정하기 짝이 없다. 학교 당국의 이런 태도는 그를 두 번 죽인 것이나 다름없다.

학교 당국과 경비 용역 업체는 비용 절감을 위해 경비 노동자 근무 체계를 3교대로 전환하기로 했다. 그런데 정작 그에 따른 인력은 충원하지 않고 경비 인력을 감축하려 한다. 인력 충원 없는 3교대 전환은 경비 노동자의 노동강도를 높이고 또 다시 과로하게 만들 수 있다. 학교 당국과 경비 용역 업체가 경비 노동자들에게 여러 곳을 관리하라고 주문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 당국과 경비 용역 업체는 경비 초소 중 10여 곳을 폐쇄하려고 한다. 이는 학생 안전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이다.

비용 절감을 앞세워 경비 노동자 노동강도를 더 강화하고 학생들 안전을 후퇴시켜선 안 된다. 

홍익대 누적 적립금이 7565억 원에 이른다. 학교 당국은 경비 인력을 대폭 늘리고 안전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 또 다른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지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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