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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잠수함에 웬 여자 연예인 사진?:
여성을 눈요깃거리 삼는 현대중공업과 정부

나는 현대중공업에서 잠수함을 만들고 있다. 얼마 전 잠수함 내부로 작업하러 들어갔는데, 벽면 방음재에 여성 연예인 사진들이 붙어 있었다. 내가 일하는 부서에서는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처음에는 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왜 하필 여성 사진을 붙였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사측 관리자들에게 물어보니 방음재를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로 여성 사진을 붙였다고 했다. 최초 지시는 정부 기구인 방위사업청 감독관이 내렸다고 한다.

잠수함 내부의 소리가 새어 나가선 안 되기 때문에 방음재는 중요하다.

그러나 남성만 있는 작업장에 왜 하필 여성 사진들을 붙였을까? 진짜로 방음재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라면 다른 사진도 많다. 한국의 보물인 고려청자 사진처럼 얼마든지 다른 게 있다.

결국 정부가 사측의 묵인 속에 여성은 그저 보호의 대상이자 남성의 눈요깃거리라는 편견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남성 노동자들이 이런 생각을 받아들이면 여성과 남성 노동자들의 단결에 좋지 않을 것이다.

여성은 남성의 성적 대상이나 눈요깃거리가 아니다. 남성과 동등한 주체로 존중받아야 한다. 위와 같이 여성 차별 의식을 부추기는 일은 중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