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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8곳 농성 동시 시작:
‘정규직화 제로’ 정부에 맞서 공동파업 예고

의료연대본부 소속의 서울대병원·강원대병원·제주대병원·경북대병원 노동자들과 보건의료노조 소속의 부산대병원·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 노동자들, 민주일반연맹 소속의 분당서울대병원·전북대병원 노동자들이 5월 7일 일제히 각 병원 정문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했다.

3개의 노동조합으로 조직돼 있는 14개 국립대병원 소속 노동자들이 파견용역직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공동투쟁에 나선 지 한 달이 됐다.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 등장 3년차가 되도록 전환율 0퍼센트인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노동자들의 고통을 끝내야 한다며 공동 투쟁에 나섰다. 노동자들은 5월 21일 전체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공동파업도 예고했다. 이것은 연대 투쟁의 의미심장한 사례다.

국립대병원들이 1년 넘게 시간만 끄는 바람에 노동자들은 정규직화 방식이 정해질 때까지 6개월마다 고용 계약을 갱신하는 “피 말리는 희망 고문”을 당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새로운 계약 기간이 끝나는 6월 전에 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을 모두 직접고용 정규직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교육부장관 유은혜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가시화하자 ‘조속히 정규직화하라’는 공문을 국립대병원에 보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절차”를 이행하라고 해 하나마나한 소리가 됐다. “직접고용 등”을 붙여 국립대병원 사측이 자회사 방안을 계속 추진할 수 있게 문을 열어 둔 것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잡월드 등 여러 공공기관에서 자회사 전환을 ‘정규직화’라고 뻔뻔하게 우겨 온 것을 그대로 이어받고 있는 셈이다. 유은혜는 2016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교육공무직법을 발의했지만, 보수적 반발에 굴복해 20일 만에 법안을 자진 철회한 바 있다. 교육부장관 임명 청문회를 앞두고는 ‘비정규직 문제가 해소되고 있어 그 법안을 발의할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호소에 안면몰수한 것이다.

따라서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이 의도적으로 애매한 교육부의 입장에 기대지 않고 투쟁 수위를 높인 것은 완전히 옳다. 노동자들은 유은혜가 정말로 의지가 있다면 말로만 생색내지 말고 서울대병원 등 국립대병원에 직접 찾아가 병원장들을 압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병원에서 농성을 이어 가며 비정규직뿐 아니라 같은 병원의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연대를 호소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이 호소에 응답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경북대병원 등에서 정규직 노조의 연대 투쟁 결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서울대병원에서는 정규직·비정규직 공동 파업이 벌어진 바도 있다.

노동자들은 정부가 6월을 넘기도록 정규직화를 하지 않을 경우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단협 투쟁과 연결시키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지배자들이 서로 격렬하게 싸우는 이 때, 노동자들이 수동적으로 방관하지 않고 자신들의 요구를 걸고 투쟁에 나서면 투쟁의 효과를 키울 수 있다. 교육부가 애매한 공문이나마 보낸 것도 이 투쟁의 여파를 의식해서일 것이다. 노동자들은 확실하고 분명한 정규직화를 성취하기 위해 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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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소식 / 부산대병원 소식 / 분당서울대병원 부분회장 인터뷰

4월 20일 ‘국립대병원 파견용역 노동자 정규직 전환 촉구 3개 산별연맹 공동투쟁 선포 결의대회’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