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부영 분당서울대병원 부분회장:
“이번 공동 투쟁에서 큰 힘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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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병원 파견용역직 정규직화 공동투쟁에는 보건의료노조, 의료연대본부, 민주일반연맹이 함께하고 있다. 이 중 민주일반연맹 소속 김부영 분당서울대병원 부분회장(사진)을 만나 인터뷰했다.
국립대병원 중에 우리 병원이 비정규직이 제일 많아요. 1400명. 비정규직의 천국이죠. 서울대병원이 노조가 강해서, 분당서울대병원은 2003년 개원 때부터 노조를 못 만들게 했다고 합니다.
저는 16년 동안 여기서 일했어요. 처음엔 비정규직인지도 몰랐어요. 제가 간호사원이니까 처음 2년은
우리들 대부분이 ‘경단녀’
우리는 그래도 “서울대병원”
차별도 정말 많았어요. 인증평가를 하면 정규직은 수고했다고 100만 원을 받아요. 우리도 같이 고생했는데,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 못 들었어요. 서글펐어요. 정규직이 받는 상여금도 못 받았어요. 설과 추석에 명절 보너스도 없었죠. 이렇게 좋은 병원에서 우리는 딱 최저임금만 받고 살았어요.
그게 너무 서러워요. 지금도 생각하면 왜 그렇게 살았는지 설움이 복받쳐요. 가슴이 아파요. 같이 일하고도 대접을 못 받는 거잖아요.
2015년 7월에 노동조합을 만들었어요. 제가 주동했어요. 40대에 이 병원에 들어와서 이제 나이 60이 다 됐어요. 억울한 게 뼈에 사무쳐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어요. 집에서는 가족들이 나이가 많으니 나서지 말라고 했어요. 그런데 다들 협력사에서 잘릴까 봐 걱정해서 제가 하게 됐어요. 저는 나이가 많아서 혜택 받는 건 거의 없을 거예요. 하지만 제가 너무 억울했는데, 다음 사람들은 억울하지 않게 하고 싶었어요.
노동조합 만들고 나서 싸우니까 인증평가 끝나고 20만 원 상품권 받았고 명절 수당도 받게 됐어요.
노동자들의 가장 큰 바람은 딱 하나예요. 비정규직의 삶을 철폐하고 싶어요. 정규직 전환 노사협상을 하고 있어요. 임금을 정규직과 똑같이 달라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도 같은 일을 하니까 직접 고용 정규직으로 해 달라는 거예요.
병원 측은 지금 비정규직을 ‘환자 직접 부서’와 ‘환자 간접 부서’로 나눈다고 해요. 그리고 협상을 할 때마다 다른 공공기관들은 자회사를 도입했다고 사례를 설명하면서 우리를 자꾸 자회사 방안으로 이끌려고 해요.
하지만 병원은 특수성이 있어요. 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모두 환자와 밀접해요. 환자와 멀리서 근무하지 않아요. 따라서 병동 사원이든, 미화든 모두가 다 직접 고용이 돼야 해요. 14개 국립대병원 모두 다 그렇게 돼야 해요.
정부도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부산대병원은 거의 직접고용 직전까지 갔는데, 오히려 정부 가이드라인에서 ‘자회사도 정규직’이라고 말해서 그게 틀어졌다고 들었어요. 정부가 우리편을 안 들어 주는 거예요.
예전 협상 때 우리가 사측한테 ‘본원
본원에서 투쟁하는 게 고마워요. 거기는 정규직도 비정규직도 다 공공운수노조니까. 정규직이 함께 힘이 돼 싸워주니까 부러워요. 우리는 불행하게도 처음부터 사측이 노조를 막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가 달라요. 우리 병원 정규직 노조
국립대병원의 공동 투쟁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정말 희망적이에요. 지난해 우리 병원에서 ‘자회사’ 방안이 나왔다고 소문이 퍼지자 보건의료노조와 공공운수노조가 와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어요. 총무팀장이 나와서 “자회사 얘기 나온 적 없다”고 말하니까 노조들이 기자회견만 하고 돌아갔어요. 저는 거기서 희망을 봤어요.
이번 공동 투쟁에서 큰 힘을 받았어요. 이렇게 가야 해요. 저는 노조 4년차밖에 안 됐지만, 뭉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정말로 이렇게 싸우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요. 지금 노조에 안 들어온 사람들한테도 지금이 노조하기 딱 좋은 시기라고 설득하고 있어요. 전국이 뭉치고 있으니까 같이 하자고요. 기대가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