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5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노동기본권 쟁취·비정규직 철폐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조승진

문재인 집권 2년이 지났지만 약속했던 ‘노동 존중’은 온데간데없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는 엉망진창이고,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은 파기됐고, 노동기본권 보장 약속도 회피하고 있다.

문재인 집권 2년을 맞아 5월 11일 서울 대학로에 모인 민주노총 비정규직 노동자 2000여 명(주최 측 발표)은 문재인의 노동 공약 파기를 규탄하고 공동 투쟁을 결의했다.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개혁 배신을 조목조목 성토하며 비판했다. 집회에 모인 노동자들은 힘 있게 구호를 외치며 노동 존중은 투쟁으로 쟁취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선두에서 싸워 온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전 집회를 열었다. 공공운수노조, 민주일반연맹, 서비스연맹 소속 학교비정규직, 지자체 비정규직, 환경미화, 공공기관 비정규직,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등이 참가했다. 그리고 금속노조 비정규직노조들과 대리운전노조, 건설노조 등에서도 참가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제 문재인 집권 3년 차인데 약속은 언제 이행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율은 ‘제로’이고,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은 자회사 전환에 불과하고, 민간위탁 정규직 전환은 포기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을 정규직 대비 80퍼센트로 인상하겠다는 약속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되레 기본급 인상이 삭감됐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에겐 기존 무기계약직과 차별을 두어, 호봉제가 아닌 직무급제를 도입해 임금 인상을 억제하고 있다.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박윤숙 서울성동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금 받고 있는 월급에 만족하십니까?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을 개악해 놓고는 올해는 노동개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약속을 잊었습니까?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이라고 우기지 마세요.”

5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노동자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노동자들은 “기대가 컸던 만큼 원망도 크다”며 그간 품고 있었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표출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7월 초 공동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집회에서도 노동자들은 7월 공동 파업을 꼭 성사시키자고 결의를 밝혔다.

“그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각개격투를 했었는데 하나로 모이고 있습니다.”(안명자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장)

“7월 파업으로 비정규직을 철폐합시다.”(민주일반연맹 경남일반노조 정대은 위원장)

정규직 전환율 제로인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5월 21일 공동 파업을 준비 중이며 현재 8개 국립대병원에서 공동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노동기본권 보장 약속도 나 몰라라 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김주환 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ILO가 권고하는데도 문재인 정부가 250만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기본권 보장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문재인은 ILO 협약 비준은 국회 입법을 핑계로 미루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결성도 가로막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 기간제교사노조는 정부의 노조 설립 신고 반려 철회를 요구하는 리플릿을 참가자들에게 나눠 줬다.

한편, 문재인 정부는 산업재해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호언했지만, 산업재해는 전혀 줄지 않고 있다. 집회 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하다 숨진 50명의 영정을 들고 행진했다. 지난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 김용균 씨 죽음 이후에도 비정규직 노동자 무려 50명이 일하다가 죽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외주화 금지와 산재를 일으킨 기업에 대한 처벌 강화를 외면하고 있다.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ILO 핵심협약 비준·노동기본권 쟁취·비정규직 철폐 민주노총 결의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조승진
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을 맞아 민주노총이 5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노동기본권 쟁취·비정규직 철폐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조승진

집회 현장에서 주최 측이 나눠 준 팻말에 노동자들은 문재인이 멈춰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을 썼는데, 멈춰야 할 것으로는 대부분 노동개악을 적었다. 지켜야 할 것으로는 모두가 “정규직 전환”을 적었다.

이날도 광화문에서는 우파들의 집회가 열렸다. 자유한국당은 장외 집회를 이어 가고 있다. 문재인의 개혁 후퇴는 우파들의 기를 살렸다. 노동운동이 문재인에게 독립적인 태도로 개악에 맞서야 하는 이유다.

집회 후 문재인 취임 2년에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집회를 열고 광화문까지 도심 행진을 벌였다.

지배계급이 분열해 있는 지금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투쟁을 강력하게 벌여 개혁을 쟁취해야 한다.

결의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노동개악 멈추고 노동존중 세우는 5・11 비정규직 대행진’을 펼치고 있다 ⓒ조승진
결의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노동개악 멈추고 노동존중 세우는 5・11 비정규직 대행진’을 펼치고 있다 ⓒ조승진
결의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노동개악 멈추고 노동존중 세우는 5・11 비정규직 대행진’을 펼치고 있다 ⓒ조승진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노동개악 멈추고 노동존중 세우는 5・11 비정규직 대행진’을 펼치고 있다 ⓒ고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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