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9일 유승재 한국노총 한국서부발전노조 위원장은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 이태성 언론팀장(민주노총 발전노조 한전산업개발발전본부 사무장,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태성 간사가 허위 사실을 공표해 서부발전 직원들의 명예와 자존심을 실추시켰다는 것이다. 심지어 고발인인 유승재 서부발전노조 위원장은 이태성 간사가 “허위 사실을 유포해 사익을 추구”했다고 맹비난한다.

또 민주노총 발전노조 서부발전본부장을 모욕죄로 고소했고, 4월 24일에는 공공운수노조 조성애 정책국장에게도 사과를 요구했다.

고발 사유로 제시된 ‘허위 사실’의 내용은 고 김용균 사망 사건이 보여 준 서부발전의 부실한 안전 관리, 위험한 작업 환경, 산재 사고 은폐·축소 관행 등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내용은 사측이 사고의 책임을 고 김용균 씨에게 떠넘기며 제시했던 주장에 바탕한 것이다.

서부발전 사측의 이런 주장은 고 김용균 씨의 사망이 전력 산업 민영화와 외주화가 낳은 비극적 사고라는 본질을 가리지 못했다. 그간에도 발전소에서 산재 사고와 사망은 끊이지 않았는데, 서부발전에서만 김용균 씨 사망 이전에도 8년 동안 노동자 11명이 숨졌다. 그래서 ‘산재사망 대책 마련 공동 캠페인단’은 서부발전을 2019년 특별상에 선정하면서 “한국서부발전은 대표적인 ‘살인’ 공기업”으로 “위험의 외주화를 적극 밀어붙이며 하청노동자들에게 고의적인 기업살인 행위를 지속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2년간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이런 끔찍한 실태를 세상에 알려 왔다. 그러나 정부와 발전사들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완전히 외면했고 이것의 결과가 바로 김용균 씨의 억울한 죽음이었던 것이다.

또 현장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의 죽음을 계기로 제대로 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사익 추구’라고 비난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재발 방지 조처를 제대로 하는 것은 위험한 작업 현장에서 일해야 하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다.

따라서 한국서부발전노조와 유승재 위원장이 이런 진정한 문제에는 눈을 감고 직원들의 명예훼손 운운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하는 것이다.

이태성 간사 등에 고발이 진행된 즈음 정부가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의 시행령·시행규칙을 누더기로 만들어 발표한 일도 벌어졌다. 항의 운동이 가라앉자 정부는 제한적인 개혁 조처마저 무력화시키려 하는 것이다. 이태성 간사 등에 대한 고발은 이런 배경에서 벌어진 것이다.

또 이번 고소고발은 서부발전을 비롯한 전국의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활동이 시작되고, 발전소 운전·정비 노동자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 논의가 시작될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운동의 핵심 활동가를 공격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방해하고 발전노조가 적극 연대하고 나서지 못하도록 만들기 위한 의도일 것이다.

한국서부발전노조 집행부는 지난 2월 시민대책위와 서부발전노조 사측이 맺은 합의에 대해서 “조합원을 매도하고 무시하는 굴욕적 합의”라며 규탄했고 심지어 한전산업개발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가 “이미 정규직”을 “정직원으로 편법 채용”하라는 것이라며 반동적인 주장을 해 왔다.

공공운수노조가 “사측의 이해 및 대응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한 이유다.

이태성 간사 등에 대한 고소고발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

이를 위해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와 공공운수노조가 이에 적극 항의해야 한다. 민주노총 소속 발전노조가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연대도 강화해 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여 가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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