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에 있는 현대차 신평대리점의 판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용 보장과 노조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5월 9일부터 점거 투쟁을 하고 있다. 사측이 하루아침에 대리점을 폐업하고 노동자들을 해고했기 때문이다.

기가 막히게도 노동자들은 이 충격적인 소식을 인근에 있는 타 대리점을 통해 소문으로 알게 됐다. 소장에게 확인을 요구하자, 그는 뻔뻔스럽게 말했다고 한다. “여러분들이 나한테 고지 없이 노조에 가입했으니 나도 여러분들한테 고지 없이 문을 닫는 거다.”

ⓒ김우용

신평대리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7명 전원이 지난 1월 금속노조 판매연대지회에 가입했다. 판매직뿐 아니라 내근직 사무 여성 노동자까지 함께 가입한 것은 전국에서 두 번째다.

노동자들이 울분을 터뜨리며 노조에 가입한 것은 자린고비보다 더한 사측에 대한 분노 때문이다. 신평대리점 소장은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노동자들을 쥐어짰다. 노동조건은 열악했고, 기본적인 장려금·성과금 등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20년간 책상 하나에 두 명이 앉아서 근무하게 만들고, 의자는 너덜너덜 했고, 회식을 할라치면 직원들이 모은 경조사비를 사용했어요.”

“대리점이 판매 목표를 달성하면 지급하는 옵션 수당을 한 푼도 주지 않았어요.”

“한겨울에도 새벽 5시부터 2시간 동안 전단지를 돌리게 하고 수당도 한 푼 주지 않았어요. 그래도 참고 일했는데 하루아침에 폐업을 하고 해고까지 하다니, 너무 억울해요.”

내근 사무직 여성 노동자는 5년간 4대보험조차 받지 못했다고 했다. “소장은 매달 급여를 뻥튀기해서 지급한 후에 다시 100만 원씩 현금으로 회수해 가는 짓까지 했어요. 한 번은 매일 먹는 국밥이 너무 질려서 1만 원 짜리 밥 한끼 먹었다고 식대 3000원을 내라고 하더라고요” 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노동자들을 혹독하게 쥐어짠 것이 신평대리점만은 아니다. 현대·기아차는 노동자들을 인건비를 절감하려고 2000년대부터 위탁 판매 대리점을 크게 늘려 왔다. 대리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기본급도 없이 성과에 따라 임금을 지급했고, 노동자들은 끝없는 출혈 경쟁과 고통에 내몰렸다.

조직 확대

이런 현실을 개선하고자 하는 바람이 조직 확대로 나타났다. 판매연대가 무려 2년여간 노력한 끝에 지난해 초 금속노조 가입이 승인되고 불과 1년 만에 전국적으로 노조 가입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초 200여 명이었던 조합원이 600여 명으로 세 배나 성장했다. 최근 상경 투쟁에 조합원 300여 명이 참여하는 등 노동자들의 열기도 높다.

이는 현대차 사측과 대리점주들에게 눈엣가시일 것이다. 하루아침에 잘 나가던 대리점을 폐업하고 노동자들을 해고한 배경이다. 현대차 사측은 2015년 판매연대가 처음 노조를 설립했을 때도 8개 대리점을 전격 폐업시키며 노조 약화·와해를 기도한 바 있다.

그래서 판매연대지회는 신평대리점 폐업을 “노조 탄압용 기획 폐업”이라고 규탄하며 적극 항의를 조직하고 있다. 15일 현재 6일째 점거 농성을 유지하며 대리점에 남아 있는 전시 차량의 반출을 막고 있다. 사측이 경찰을 동원해 퇴거명령을 내렸지만 노동자들은 꿈쩍도 않고 있다.

김선영 판매연대지회 대표지회장은 말했다. “지난해 5월 30일 금속노조에 가입한 이후 조합원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우리 힘이 강해졌기 때문에 단호하게 점거 투쟁하며 싸울 수 있습니다. 고용승계가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쟁할 것입니다.”

이곳을 중심으로 연대도 조직되기 시작했다. 5월 14일 열린 농성장 앞 결의대회에는 전국에서 모인 판매연대지회 조합원들과 충남지역의 금속노조 조합원들 등 150여 명이 참가했다. 같은 현대차 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 정규직·비정규직 노조와 기아차 활동가들의 참가도 의미가 있었다.

현대·기아차 정규직 노조의 일부 우파 지도자들은 ‘대리점 비정규직의 금속노조 가입과 투쟁이 정규직 고용을 위협한다’고 주장하지만, 노동자들을 성과 경쟁으로 내몰고 고통을 가한 것은 사측이다. 지금도 현대·기아차 사측은 비정규직 노조(판매연대지회)를 탄압하며 해고를 자행하는 한편, 영업 실적 악화를 이유로 정규직에게도 현장 통제, 임금 억제 등의 공격을 하고 있다. 이런 사측에 맞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단결해 싸울 때 모두의 조건을 지키고 개선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의 정규직 활동가들이 판매연대지회 투쟁에 대한 지지·연대를 건설해 나가자. 매주 화요일 정오 농성장 앞에서 열리는 집회에도 참가하자.

"노조 탄압용 기획 폐업"에 항의해 판매대리점을 점거한 노동자들 ⓒ김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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