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콜센터 ‘민간위탁 1호 정규직 전환’이라더니:
열악한 조건 강요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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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올해 신년사에서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이뤄내 노동존중 사회로 한 걸음 더 내딛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지난 1월 2일 민간위탁 업무인 경기도콜센터를 정규직 전환하기로 했다. 정부의 민간위탁 정규직 전환 방침이 나오기도 전에 이와 별개로 민간위탁 중 처음으로 정규직 전환을 밝힌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민간위탁 정규직화 전환은 사실상 포기한 상황에서 이재명 도지사의 행보는 많은 관심을 모았다. 특히나 콜센터 노동자들은 이 행보를 기대감 속에 지켜봤을 것이다.
그러나 이재명이 민간위탁 1호 정규직 전환으로 떠들썩하게 홍보한 경기도콜센터 직접고용 전환은 많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최저 수준 강요 말고 처우를 개선하라
그동안 경기도의 눈과 귀가 돼 상담 업무를 해 온 콜센터 노동자들은 지난해 말에 노조를 결성해 직접고용을 요구해 왔다.
경기도청은 경기도콜센터 노동자들을 공무직
게다가 경기도는 그동안 공무직 노동자들을 가 직군
그런데 경기도청은 경기도콜센터 노동자들을 가 직군으로 편입하려 한다. 가 직군은 나 직군보다 기본급이 7만 8000원이 낮고 최저임금 수준이다. 전체 1000명 가량의 공무직 중 80퍼센트가 가 직군인데, 처우가 열악해서 이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가 직군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게다가 경기도청이 콜센터 노동자들의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경기도콜센터 노동자들은 평균 근속기간이 4년이 넘는데도 모두 경력이 ‘제로’가 돼 1호봉부터 시작해야 한다.
경기도청 무기계약직 호봉인상분
노동자들은 직무수당 신설, 교통비 지원 인상, 감정노동자 치유상담 등 ‘정규직’이란 말에 걸맞는 최소한의 노동조건 개선도 요구하고 있다.
‘쓰다버린 도구’
희망연대노조 경기도콜센터지부와 독립노조인 경기도콜센터노조 소속 노동자들은 가 직군을 수용을 거부하며 투쟁에 나서고 있다. 콜센터 노동자들이 감정노동에 따른 우울증과 불안 증상을 호소하며 나 직군
“경기도는 우리를 방패로 사용해 왔다. 온갖 민원에 대처하는 힘든 감정노동으로 공황장애가 와서 약물 치료를 하는 동료도 있을 정도다. 그런데 가 직군을 강요하니 경기도청에서 쓰다버린 도구처럼 느껴진다.”
경기도청은 7월 1일자로 직고용되려면 가 직군을 수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경기도청은 경기도콜센터 노동자들을 가 직군안으로 확정한 ‘2019년 공무직 추경예산안’을 경기도의회에 상정했다.
이재명 지사 무죄 판결이 나온 후 이런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 지사의 무죄 판결은 그의 진보적 정책에 대한 노동 대중의 지지 덕인데도 말이다.
노동자들은 이런 경기도청의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 5월 20일 가 직군 수용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 결과 단 1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가 직군 수용에 반대했다. 박민희 경기도콜센터노조
노동자들이 정규직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건 너무나 정당하다.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위해 이재명 도지사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추경예산안이 다뤄지는 5월 28일까지 경기도의회 앞에서 점심 시간 항의 행동을 진행한다.
경기도 민간위탁 정규직화 1호로 불리는 경기도콜센터 사안은 다른 지자체의 민간위탁 정규직화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내걸고 투쟁하는 경기도콜센터 노동자들에 많은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