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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이 코너에 몰릴 때 세종호텔노조가 농성에 돌입하다

5월 22일 오전 11시 서비스연맹과 세종호텔노조가 총력 투쟁을 결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70여 명이 참가했다. 세종호텔노조를 포함해 학습지노조, 삼성에스원노조, 한화갤러리아노조, 마트노조, 전국택배연대 등 서비스연맹 산하 18개 노조 조합원들이 참가했다. 또, ‘세종공투본’ 소속 단체 회원들도 함께했다.

서비스연맹과 세종호텔노조가 기자회견 직후 천막 농성에 돌입하기로 돼 있어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묘한 긴장이 흘렀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20분 전부터 세종호텔 앞에 대열을 형성했다. 그러자 사회자가 거듭 기자회견은 정시에 시작한다는 안내 방송을 했다. 그래도 참가자들은 대열을 유지했다.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호텔 안쪽에는 사측 경비들이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대열을 유지하려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참가자들은 바로 천막을 설치하고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호텔 앞을 가득 메운 기자회견 참가자들 ⓒ성지현

지금 사측은 겹겹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명건의 사돈 임종헌이 사법 농단으로 구속됐다. 주명건이 적극 지지한 전직 대통령 이명박도 구속됐다 얼마 전 보석으로 풀려났다. 게다가 교육부가 5월 20일부터 세종대학교 종합 감사에 들어갔다.

세종호텔노조의 투쟁 수위 올리기는 이런 정치적 조건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런 세력 균형 때문에 노조가 천막을 설치할 때도 사측 관리자들이 감히 방해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더욱이 수십 명의 노동자들이 농성장 주변을 지키고 있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세종호텔 사측은] 이명박근혜 정권과 궤를 같이합니다.

[사측은] 복수노조가 허용되자마자 친사측 노조를 이용해 민주노조 교섭권을 박탈했습니다. 단협을 개악해 비정규직을 마음대로 자르고 성과연봉제를 사측 입맛에 맞게 도입해 민주노조를 말살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이런 만행에 맞서 세종호텔노조는 민주노조를 지키려고 한결같이 투쟁해 왔습니다. 기다릴 만큼 기다렸습니다.

“서비스연맹은 명운을 걸고 본격적으로 투쟁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최은철 본부장도 세종호텔노조의 장기 투쟁에 종지부를 찍자고 말했다.

[오늘이] 승리의 종지부를 찍는 첫발입니다. 서울지역의 장기투쟁 사업장인 KTX 여승무원, 쌍용차, 하이디스, 콜텍 동지들이 승리하고 현장으로 돌아갔습니다.

“촛불 투쟁으로 확인한 국민과 노동자들의 의지가 승리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 힘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 남은 세종노조 투쟁 승리로 종지부를 찍읍시다.”

세종호텔노조 박춘자 위원장은 서비스연맹 조합원들과 단체들의 연대를 호소하며 이렇게 다짐했다.

“쉽지 않았어도 9년 동안 웃으며 투쟁했습니다. 이제 이 투쟁을 끝장내야 합니다.

“9년 동안 버틴 힘으로 해고자 원직 복직, 남은 강제 전보자 1명의 원직 복직, 임금 보상을 이루겠습니다.”

세종공투본에 함께하는 민중당과 노동자연대도 연대 발언을 했다. 민중당 서울시당 오인환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촛불로 정권은 바뀌었지만, 본격적 적폐 청산이 되지 않았습니다. 세종호텔도 적폐 중 하나입니다.”

김인식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비정규직 확대에 맞서 싸우고, 민주노조 조합원을 차별하는 구조조정에 맞서 싸운 것이 사측이 김상진 전 위원장을 해고한 진짜 이유입니다.

“세종호텔 회장 주명건의 사돈이 사법 농단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인 것과 김상진 전 위원장 해고 인정을 포함해 세종호텔노조가 소송에서 판판이 진 것이 무관하지 않다는 합리적 의혹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불의한 법원 판결을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세종호텔 앞에 관광객만이 아니라 투쟁과 연대의 인파가 몰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내일(23일) 저녁 6시에는 세종호텔 앞에서 서비스연맹 총력 결의대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