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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마침내 사임하다
이제 보수당 모두가 물러날 차례다

6월 7일에 공식 사임하겠다고 밝힌 총리 테리사 메이 ⓒ출처 〈소셜리스트 워커〉

마침내 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가 집요한 압력에 굴복해 6월 7일에 보수당 대표에서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메이는 6월 3~5일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영국 국빈 방문을 치르고 6일 프랑스에서 있을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후 공식 사임할 예정이다.

그 직후 메이의 후임을 정할 선거전이 공식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전 내각장관 거스 오도넬은 마치 보수당 지도부가 “총리 메이의 머리통에 권총을 겨누고” 사퇴 의사를 표명하라고 강요한 듯했다고 말했다.

[보수당과 연정을 맺어] 보수당을 떠받쳐 준 반동적인 영연방병합당(DUP)의 대표 알린 포스터가 메이에게 보낸 찬사는 가장 시사적이다. 포스터는 메이가 “[총리 재임 시절에] 신임 공급 협약*을 맺어 줌으로써 추가 자원이 필요한 북아일랜드의 처지를 기꺼이 이해해 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다시 말해 “우리 표를 돈으로 사줘서 고맙다”는 것이다.

메이가 총리직을 사퇴한 것은 브렉시트 합의안을 단 한 번도 통과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는 2016년에 총리에 취임한 메이의 주요 임무였다. 그러나 메이는 처참하게 실패했다.

메이의 사임은 또 다른 “새롭고 더 나은” 브렉시트 합의안을 표결에 붙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래 봤자 전보다 더 많은 의원에게 반대를 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필사적

메이가 누구의 입맛도 맞추지 못하는 합의안을 통과시키려 애쓰는 동안 대기업들은 메이에게 화를 냈고 보수당은 심각하게 분열했다.

아마 보수당은 격렬한 다툼으로 더 심하게 분열할 것이다. 일부는 필요하다면 [합의된 것 없이 유럽 연합을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도 불사할 지도자를 원하지만, 일부는 그런 일이 벌어지면 탈당할지도 모른다.

차기 당 대표를 노리는 자는 많지만 그중 보리스 존슨이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보수당은 보수당 의원단이 선정한 2명에게 당원들이 투표를 하는 식으로 당대표를 정한다.

그런데 일부 보수당 의원은 존슨을 혐오하기 때문에 존슨의 후보 진출이 따 놓은 당상인 것은 아니다.

누가 보수당 대표가 되든 몇 가지 근본적 사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영국은 여전히 10월 31일에 유럽연합을 탈퇴해야 한다.

메이 식 합의안은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테지만 유럽연합과 합의안을 새로 협상할 시간도 거의 없다.

갑자기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불쑥 나타난 보수당 신임 총리가 해달라는 대로 다 해줄 리도 만무하다.

그러나 의회는 ‘노 딜 브렉시트’에도 줄곧 반대해 왔다. [차기 총리가] 아무리 엄포를 놓아도 이 모순을 극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노동당 대표 제러미 코빈은 다음과 같이 옳게 지적했다. “총리 메이는 온 나라가 몇 달 전부터 알던 바를 이제야 인정했다. 메이도, 분열하고 붕괴하는 보수당도 영국을 통치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국민들은 보수당이 몇 주 동안 내부 다툼을 벌이고도 아무도 총리로 뽑지 못하는 꼴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누가 보수당의 새로운 지도자가 되든 민중이 직접 영국의 미래를 결정하게 해야 한다. 즉시 총선을 해야 한다.”

노동조합 지도자들도 역시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보수당 총리의 사퇴는 언제나 기뻐할 일이다. 메이는 언제나 극도로 지배계급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정치를 대표했다. 메이는 빈곤과 고통을 퍼뜨리는 모든 긴축 조처를 지지했다.

메이에게 연민을 품을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

불공정

메이는 총리 임기를 시작하면서 “심각한 불공정”을 근절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불공정한 세상을 만들었다.

메이는 딱 한 번 참말을 한 적이 있다. “일각에서 우리 보수당을 뭐라고 하는지 아시죠? 해로운 당이라고 하죠.”

메이는 이 해로움에 유별난 인종차별을 가미했다.

2012년 5월 내무장관 재직 당시 메이는 보수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곳 영국에서 불법 이주민들에게 굉장히 적대적인 환경을 조성하려 한다”고 했다.

메이는 이주민을 겨냥해 공격적인 광고 캠페인을 벌였다. “귀국하지 않으면 체포하겠다”는 문구에 수갑을 찬 사람의 사진을 곁들인 광고판을 단 차들이 돌아다녔다.

원래 광고 초안은 이보다 부드러웠는데 메이의 명령으로 수위가 높아졌다.

심지어 [보수적인] 〈데일리 텔레그래프〉 기자조차 메이의 당 대표 유세 연설을 이렇게 평했다. “오늘 보수당 대회에서 메이가 했던 끔찍하고, 추악하고, 진실을 호도하고, 냉소적이고, 무책임한 연설을 어디서부터 평을 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아직 소식을 듣지 못한 독자를 위해 연설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이주민들이 영국인의 일자리를 뺏고, 영국인들을 더 가난하게 하고, 영국을 망치고 있다. 진실을 외면하고 그냥 외국인들에게 분노하라. 나를 당 대표로 뽑아라.’”

앞으로 핵심 과제는 보수당의 위기를 이용해 보수당을 끌어내는 것이다.

노동계급에 대한 공격을 저지하고 조기 총선 요구를 현실로 만드려면 거리와 작업장에서 더 많은 투쟁이 벌어져야 한다.

진작에 그런 투쟁이 벌어졌다면 메이는 더 일찍 물러났을 것이다.

더는 꾸물대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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