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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대량 징계 철회시키고 현장 통제 막아 내자

장시간·고강도 노동을 하는 현대차 노동자들 ‘두 작업’으로 좀 더 쉬고자 한 게 왜 징계 사유가 돼야 하나 ⓒ이윤선

5월 8일 현대차 사측이 울산 공장 전체를 대상으로 “근무질서 확립” 지침을 내렸다. ‘두 작업’ 등 “변칙근무”, “근무 중 사적 행위” 등을 적발해 징계하겠다는 것이다.(관련 기사: 본지 285호 ‘두 작업’ 통제하려는 현대차 사측 — 더한층의 노동 강도 강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사측은 지침을 내리고 하루 만에 ‘두 작업’을 했다는 이유로 4공장 조합원 36명을 징계(감봉)했다. 이처럼 하루 만에 징계가 내려진 것은 사측이 미리 공격을 준비했음을 보여 준다.

4공장 징계 이후 3공장에서도 2명이 비슷한 이유로 감봉을 당했다. 그리고 다른 공장들에서도 현장 통제가 강화됐다.

십수 년 동안 조합원들이 아무 문제 없이 해 온 ‘두 작업’을 갑자기 징계한 것이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그래서 조합원들의 불만이 상당히 높았다. 이 속에서 처음에는 조용히 있던 4공장 대의원회와 현장위원회가 현장 통제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대의원 대표 등은 4공장 사측을 찾아가 항의했고, 특근 거부도 할 수 있다고 내비쳤다고 한다.

5월 17일에는 이런 반발 속에 일부 라인이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그리고 조합원 200여 명이 속한 4공장 1라인의 현장위원들이 주말 특근 거부를 결의했다.

4공장 1라인은 신차종인 팰리세이드를 생산하고 있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 사측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어느 정도 회복하는 데서 큰 구실을 한 차종이다. 더욱이 사측은 북미 수출을 노리고 증산을 계획 중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측은 다급했을 것이다.

결국 공장장이 대의원회를 찾아와 “진정 어린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고 한다. 이후 4공장에서는 현장 통제가 약화됐다. 노동자들은 전처럼 다시 ‘두 작업’을 하고 있다.

징계 철회

그러나 징계는 여전히 철회되지 않았다. 사측이 징계를 철회해야 “진정 어린 사과” 아닌가? 사측이 말한 재발 방지 대책이 무엇인지도 여전히 알 수 없다. 그리고 현대차 사측이 전 공장을 대상으로 통제 지침을 내린 것이기 때문에 4공장 사측이 위로부터 압력을 받아 언제 다시 공격을 재개할지 알 수 없다.

더욱이 다른 공장들에서는 현장 통제가 계속되고 있다. 사측이 일부 공장에서 반발 때문에 잠시 주춤할 수 있지만, 다른 공장들을 공격하며 호시탐탐 반격의 기회를 노릴 수도 있다. 따라서 징계를 완전히 철회시켜야 한다.

아쉽게도 현대차지부나 4공장 대의원회·현장위원회 등은 현장 통제를 반대했지만, 징계 철회는 주장하지 않고 있다. 아마 징계 철회는 어렵다고 보는 듯하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괜찮다. 여러 공장의 현장위원 등 활동가 13명이 발의한 “현장 탄압 분쇄! 부당 징계 철회! 현대차 조합원 서명”은 시작한 지 며칠 만에 여러 공장에서 수백 명이 참가했다. 5월 22일 현장위원 수련회에서도 참가자 상당수가 서명했다.

사측에게 분노하며 모두 서명하는 분위기다. “이번처럼 대량 징계는 이례적이다. 지나가는 ‘소나기’가 아닐 수도 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징계를 당했는데 당연히 철회돼야 한다.” 일부 현장위원들은 직접 서명지를 가져가서 동료들에게 받아 오기도 했다.

지부 집행부는 이런 기층 조합원들의 열망을 대변해 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사측이 전 공장에 걸쳐서 현장 통제를 하고 있는 만큼 본관 항의 집회 등을 벌여서 조합원들의 투쟁을 끌어올려야 한다. 이것은 향후 임단협 투쟁에도 도움이 될 일이다.

또, 기층의 좌파적 활동가들이 징계 문제에 더 관심을 갖고 나서야 한다. 일부 공장의 징계는 남의 일이 아니라 전체 조합원들의 문제다. 다 같이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