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집행간부 6명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4월 초 탄력근로제, 최저임금, 노조 활동 제약 등 노동개악 법안들이 국회 환노위에서 다뤄지는 것에 항의하는 집회가 폭력적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경찰 대열에 막혀 국회에 단 한 발도 들어가지 않았고, 그저 경찰이 쳐놓은 방어용 펜스를 반복해서 치웠을 뿐이다.

이런 상징적 수준의 항의 행동을 두고 문재인 정부는 처음부터 과잉 대응을 해 왔다. 수백만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더 나쁘게 만들면서 노동자들이 항변하는 것조차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4월 3일 노동개악저지 민주노총 결의대회 ⓒ출처 민주노총

국회 관할 경찰서인 영등포경찰서에 15명이나 되는 수사전담반을 꾸렸다. 이는 지난해 지방선거 선거사범 총력 단속 수사전담반보다 더 큰 규모다.

그리고 4월 13일에는 민주노총 간부 4인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구속이든 수색이든 영장이 법원에 청구가 됐다는 점에서 경찰과 검찰이 (자기네끼리는 서로 싸우는지 몰라도) 노동 탄압에서 한통속임이 새삼 확인됐다. 경찰이 영장을 신청하면, 이를 판단해 법원에 영장 발부를 청구하는 것은 검사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런 강경 대응이 (우파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 자체의 입장이라는 뜻이다.

특히, 탄력근로제, 최저임금 등은 정부와 우파의 거짓말과 달리 열악한 처지의 노동자들을 더 열악하게 만들 것이다. 물론 기존 조직노동자들에게도 위협적 개악이다. 이런 개악을 비민주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문제이지 거기에 항의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구속영장 신청은 기각돼야 한다.


자한당 핑계 대며 할 개악은 다 한다

현 여권은 항상 ‘자한당 때문에’, ‘국회 때문에’ 하며 그들 탓을 해 왔으면서 막상 노동자들이 국회에 항의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다. 문재인 자신이 사용자들을 위한 노동개악들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친사용자 개악에 대한 노동자들의 저항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강경하게 나오는 이유이고, 문재인 경찰에 항의한 노동자들이 정당한 이유이다.

경찰은 5월 22일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매각에 반대하는 대우조선노조와 현대중공업노조의 상경 집회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굴었다. 당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현중 서울사무소 진입 시도를 하면서 경찰과 충돌한 것을 놓고 경찰은 이틀 만에 조합원 1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다행히 기각됐지만, 그건 법원이 진보적이라서가 아니라 그만큼 무리하게 경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노동운동에 강경 태세를 보이는 것은, 물론 최근 살아나는 노동자 저항 우려하는 사용자들을 향해 안심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자한당의 우파적 공세는 사용자 계급의 바로 이 불안감을 등에 업고 있다. 최근에는 경제뿐 아니라 지정학적 불안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 점에서 문재인 검찰이 2년 전 트럼프 방한 반대 시위 주도자들을 최근에 기소한 것, 민주노총 활동가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현대중공업 노조의 주주총회장 점거 농성 직후에 이뤄진 것 등은 의미심장하다. 

문재인 정부가 중도파로서 우파와 투쟁도 하지만, 이는 주로 누가 더 사용자 계급을 위해 효과적으로 통치하느냐를 둘러싼 것이다. 문재인(민주당) 정부와 협력해서 우파도 약화시키고 진보개혁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진보운동 내 온건파들의 계산이 거듭 실패하는 이유다.

문재인 정부는 기층 노동자들이 능동적으로 참가하는 투쟁에는 강경하게 나오면서 상층 지도자들은 사회적 대화의 틀로 들어오게 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진보 염원을 배신해 온 2년이 너무 명확해 기층에서 호응이 없는 탓에 이런 시도가 잘 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니 정부는 더 신경질을 내는 것이다.

경제 위기 고통전가가 본격화되고 북·미 갈등이 다시 시작되면서 남북 관계가 경색되는 경우에 기층 분위기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온건한 일부 진보파의 태도도 달라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좌파를 단속하려는 압력도 커질 것이다. 이번 무더기 구속영장 신청은 문재인 정부가 뻔한 방향으로 이런 상황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