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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도시철도 노동자 투쟁:
운영비 부족 핑계를 대던 김포시와 사측을 한발 물러서게 만들다

6월 2일 김포도시철도(‘김포 골드라인’) 임금 잠정합의가 조합원 131명 중 107명 찬성으로 가결됐다.

직급에 따라 기본급을 3~5퍼센트 인상하기로 하고, 통상보전수당(통상근무자에게 격월로 15만 원 지급), 장기 경력 수당, 상여금 150퍼센트 등을 따냈다. 그 외에도 하반기 인력 확충 방안에 대해서 연구 용역을 실시하고, 계약 변경을 통해 임금 인상 재원을 마련하기로 김포시의 약속을 받아 냈다.

공공운수노조 김포도시철도지부는 지난해 11월에 설립돼 올해 1월부터 사측과 단협을 시작했다. 노동조합은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 안전 개통을 위한 대책을 요구했다.

김포도시철도는 전국에서 가장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킬로미터당 운영 인력이 서울교통공사는 56.7명인데 반해 김포도시철도는 9.4명에 불과하다. 같은 경전철인 우이신설 경전철도 16.2명이다.

또 사원 기본급이 올해 최저임금과 비슷한 수준에 불과했다.

저임금과 과도한 노동강도 때문에 2월에 입사자 68명 중 8명이 퇴사했고, 다시 5월에만 6명이 퇴사해 사실상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최근 시운전에서는 열차에 탑승할 열차안전원이 부족해 역사를 지키는 고객안전원들이 대신 열차를 타야 했다. 이 때문에 무인 역사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완전 무인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기술부서의 정비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전기, 기계, 승강기, 스크린도어 등을 담당하는 기술부서도 인원이 매우 부족해 노동자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업무도 수행해야 한다.

김포시가 최저가 계약으로 서울교통공사에게 사업권을 넘겼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예상 운영 금액이 1183억 원이었지만, 서울교통공사의 실제 운영비는 849억 원에 불과했다. 서울교통공사는 경전철 운영 경력을 만들려고 무리한 가격으로 입찰을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결국 김포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자회사를 만들어 저가 계약의 대가를 노동자들에게 떠넘겼다.

노조가 파업을 결정해 개통에 차질을 줄 듯하자, 김포시는 부랴부랴 양보안 내놓았다. 개통이 연기돼 내년 총선에서 정치쟁점화 할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금과 처우가 워낙 열악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협상 내용에 충분히 만족한 것은 아니다. 특히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노조 지도부는 영업 시운전 기간에도 인력 부족에 대한 문제점을 계속 제기하고, 교통안전공단이 인력 충원 명령을 내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투쟁에 나서며 사측을 물러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노조가 없거나, 투쟁이 없었으면 아무것도 개선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나마 노조가 건설되어서 한 단계 나갈 수 있었다”.

김포도시철도지부는 서해선(소사-원시 구간) 등 비슷한 처지의 교통공사 자회사 노동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김포도시철도지부를 뒤이어 서해선지부가 올해 2월에 창립됐다. 5월 30일에는 서울교통공사와 자회사 세 노조가 공동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번 김포도시철도 노동자들의 성과는 앞으로 서울교통공사 자회사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