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여러 난민 연대 행사들이 열린다. 

6월 20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이다. 유엔난민기구가 발표한 ‘2017년 글로벌 동향 보고서’를 보면, 2017년 세계 난민은 6850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전쟁이나 분쟁 때문에 강제 실향민이 된 수만 1620만 명에 달한다. 하루 평균 4만 4000명이 집을 잃었다. 

한국은 유엔난민협약 가입국이지만 난민을 대하는 한국 정부의 태도는 너무나 차갑다. 고향과 가족을 떠나 낯선 땅에 정착하려는 난민들은 환대는커녕 한국 땅 한 번 제대로 밟지 못한 채 공항에 갇히거나, 온갖 차별로 불안정하고 열악한 조건을 감내해야 하는 처지다. 

지난해 앙골라에서 박해를 피해 온 난민 루렌도 가족은 반년 가까이 인천공항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10살도 채 되지 않은 네 자녀와 부부는 신체적·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다. 

“포용 국가”를 말하는 문재인 정부는 난민을 더 쉽게 내쫓고 난민 인정은 더 어렵게 만들 난민법 개악도 추진 중이다. 

이에 난민 운동 연대체인 난민과함께공동행동은 6월 14일 세계 난민의 날을 기념해 ‘한국에서 난민과 함께 이웃으로’ 행사를 개최한다. 난민과함께공동행동은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난민들의 처지와 연대 필요성을 환기하고, 이해를 높일 뿐 아니라 난민과의 교류를 통한 정서적 교감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이 행사는 난민 당사자들의 발언과 난민 연대 활동을 펴 온 한국 단체들의 토론, 한국 거주 콩고 출신 난민 밴드 ‘스트롱 아프리카’의 문화 공연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제주 예멘 난민에 연대했던 민주노총 제주본부의 연대 경험도 발언 영상으로 소개된다.

지난해 같은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연대에 힘입어 난민 인정을 받았고, 최근에는 아버지의 난민 인정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란 출신 난민 학생 김민혁 군도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본 행사 전에는 예멘 전통 음식인 케밥을 먹는 자리도 마련돼 있다. 이 행사를 위해 향린교회(서울 중구 소재)는 기꺼이 무료로 장소를 대여해 줬다. 

이날 오후 3시부터는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교육회관에서 ‘화성외국인보호소 방문활동 시민보고대회’도 열린다. 이 행사를 주최하는 수원이주민센터와 아시아의친구들은 지난 2016년부터 화성외국인보호소를 방문해 구금된 외국인들을 면회하는 활동을 해 왔다. ‘보호’는커녕 사실상의 구금시설인 이곳에는 현재 20여 명의 외국인들이 즉시 돌아갈 수 없는 여러 이유들로 장기 수용돼 있다. 그중에 가장 많은 수가 난민신청자들이다. 이 행사에서 수원이주민센터와 아시아의친구들은 화성외국인보호소 방문 활동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다. 

 예멘 난민

한편, 6월 16일에는 전라남도 영암에서 ‘난민이 알아야 할 노동 권리 수첩(아랍어) 전달 행사’가 열린다. 

영암에 위치한 삼호중공업 조선소에는 예멘 난민 100여 명이 매우 위험하고 열악한 조건에서 일한다

난민과함께공동행동은 이런 조건에서 일하는 난민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기본적인 노동 권리를 담은 수첩을 아랍어로 제작했다. 최저임금, 연장근로수당은 무엇인지, 부당하게 해고당하거나 임금체불을 당하거나 산재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16일 수첩 전달 행사에는 예멘 난민들과 난민과함께공동행동 활동가들뿐 아니라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 소속 노동자들과 현대삼호중공업의 전국현장노동자회 ‘단결의 힘’ 활동가들도 함께할 예정이다.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는 이 행사를 알리고 수첩을 배포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날 행사는 한국의 노동자들과 난민들이 연대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