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전 진보당 의원 등 7명이 사법농단 재판거래 피해자들 중에서 최초로 재심을 청구했다. ‘사법정의 회복을 위한 내란음모조작사건 재심청구변호인단’(약칭 ‘내란재심변호인단’)은 6월 5일 서울고등법원에 재심청구소장을 접수했다. 이석기 전 의원이 구명되길 바라는 이들은 7월 20일 광화문 광장에서 “이석기의원 석방대회”를 여는 등 법원 밖에서도 항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석기 전 의원 등 피고인 모두는 박근혜의 정치·사상의 자유 탄압과 사법농단의 피해자들이다. 박근혜는 국정원, 검찰 등 국가기관을 동원해 노동운동 일부의 친북 사상을 빌미로 조직 노동자 운동을 마녀사냥하고 좌파들을 단속하려 했다. 보수 언론들이 이를 뒷받침했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내란 음모를 입증하지 못했다. 오히려 이들이 내놓은 녹취록 여러 곳이 위조됐음이 드러났다. 법원은 ‘내란 음모’는 없다면서도 ‘내란 선동’은 문제라며 유죄를 선고했다.

양승태의 대법원은 청와대와의 재판 거래를 위한 내부 문건에서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사건 판결로 국가관 정립에 기여했다”고 했다. 또한 “청와대와 사전 교감을 통해 비공식적으로 물밑에서 예측불허의 돌출 판결이 선고되지 않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방법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최대한 노력”했다고도 했다. 이 사건의 항소심을 맡았던 판사 이민걸은 현재 사법농단 혐의로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고 전 대법원장 양승태,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임종헌 등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사실이 이런데도 올해 초 〈조선일보〉는 “국가 전복 기도 세력이 ‘재판 피해자’ 행세”를 한다면서 재심 청구를 비난했다. “민주적 절차를 밟아 민주주의의 적을 단죄”한 판결이라며 말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무시한 박근혜가 폭발적 대중 운동으로 자리에서 물러났으니 그 정권의 적폐를 일소해야 한다는 바람은 지극히 정당한 것이다. 재심 청구는 마땅히 수용돼 관련자들의 억울함이 풀리고 명예가 회복돼야 한다.

이번 재심 청구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전 회장 최병모 변호사는 6월 5일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이 사건 관련자들이 국가 전복을 위해 무기를 준비했는가? 어떤 계획을 수립했는가?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모의한 일도 없다. 정치행사에서 이뤄진 말밖에 없다 … 미국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얘기를 한 것 뿐이다.” 이석기 전 의원은 평화적 정치 활동인 토론을 했다는 이유로 9년형을 받은 것이다. 반면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모욕하는 등 막말을 쏟아내는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이 “목숨 걸고 청와대로 진격하자”면서 100명 앞에서 ‘선동’한 일에 대해서 우파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내외 단체들이 이석기 전 의원 석방을 요구한 것을 번번이 무시했다. 이석기 전 의원은 6년째 감옥에 갇혀 있고, 피고인 6명은 3~5년형을 선고받고서 모두 만기 출소했다.

지지부진한 사법농단 수사와 처벌로 이석기 의원을 포함한 피해자들의 고통만 길어지고 있다. 오랜 세월 힘든 옥살이를 하고 있는 이석기 전 의원은 하루빨리 석방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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