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는 올해 산별임단협을 앞두고 6월 1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환자안전 병원·노동존중 일터 만들기 보건의료노조 총력투쟁 선포대회’를 열었다. 전국 곳곳에서 모인 35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노동자들이 노동조건 개선과 공공의료 확충 등을 요구했다. 노동자들은 자신의 소속 지역본부가 호명될 때마다 크게 환호했고, 지난 1~2년 사이 새로 조직된 노동자들이 많이 참가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3500여 명이 6월 13일 오후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고은이
보건의료노조가 6월 13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환자안전 병원, 노동존중 일터 만들기 보건의료노조 총력투쟁 선포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공공의료 확충·의료민영화 저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고은이

올해 보건의료노조는 공짜노동, 비정규직, 폭언폭행, 속임인증 없는 병원과 안전하고 의료법을 준수하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을 내놨다. 공짜 노동 근절, 간호 인력 확충, 비정규직 정규직화, 환자와 의료진을 위한 인증 평가 등을 바라는 몇몇 영상들은 노동자들의 간절한 바람을 여실히 보여 줬다. 사전대회에서는 해고자 복직을 위해 싸우는 영남의료원과 인천성모병원의 투쟁 사례 발표도 있었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말했다.

“우리는 첫째, 의료비 폭등과 민간 보험 활성화, 의료 양극화 심화를 가져올 제주 영리병원을 취소하게 만들었다. 둘째, 2012년부터 8년간 투쟁해서 마침내 올해 4월 보건의료인력법을 통과시켰다. 셋째, 지난 2년간 2만 명의 조합원이 증가해 며칠 전에 7만을 돌파했다. 

“이제 이 성과들을 바탕으로 과제를 이행해야 한다. 첫째,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할 일터 혁명이 필요하다.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조합원들이 현장을 떠나고 있다. 5년 차 이하 간호사 10명 중 1명이 이직을 고민하고 실제로 66퍼센트가 넘게 이직하고 있다. 둘째, 국민의 건강권 확보를 위한 의료 혁명이 필요하다. 공공의료는 10퍼센트도 안 된다. 강제로 폐업된 진주의료원 재개원과 침례병원과 제주 영리병원을 공공병원으로 만들라는 요구에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오히려 의료 민영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셋째,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최저임금 1만 원을 쟁취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시키면 민간 병원도 추동시킬 수 있다는 기대를 가졌다. 그러나 가장 앞장서야 할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정규직화 비율이 지난 2년간 제로에 도전하고 있다. 노동존중 사회를 위한 핵심 요구가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최저임금 1만 원이다. 힘 있는 투쟁으로 쟁취해야 한다.”

조합원 7만 시대를 선언한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고은이

권영길 민주노총 지도위원도 참가해 연대사를 보냈다. 그는 “보건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행복해야만 국민들이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해 많은 노동자의 박수를 받았다. 

전남대병원 미화 비정규직 노동자인 김종숙 광주전남지역본부 부지부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병원에 맞서 함께 싸우자고 해 노동자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전남대병원을 포함한 전국 14개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각 노조가 소속된 3개 산별연맹·노조의 공동투쟁을 벌이고 있다. 5월 21일 1차 공동파업에 이어 오는 6월 26일에도 2차 공동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정규직이나 비정규직이나 똑같이 환자 안전을 위해 하는 일입니다. 중간에서 착취하는 도급회사, 기생충 같은 용역 회사가 없어지길 바랍니다. 우리는 제대로 된 임금과 대우를 받아 환자 안전을 위해 일하길 바랄 뿐입니다. 병원에서 정규직 임금을 뺏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주는 것처럼 호도하는 말에 속지 마십시오. 현재 용역회사에 지급되는 돈만이라도 제대로 우리에게 배분된다면 갈등은 없을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서 위로받고 행복합니다. 끝까지 함께 싸워 이뤄주십시오.”

지금 정부와 사용자들은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은커녕 기존 조건도 공격하고 있다. 공짜노동을 강요하는 탄력근로제 확대 법안과 노동법 개악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 문재인은 이를 하루빨리 통과시키라고 재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늘 모인 노동자들은 ILO 핵심 협약 비준과 노동법 개악 반대도 외쳤다.

노동자들은 투쟁선언문을 낭독하고 “공짜노동 근절하고 인력을 충원하라”, “인력을 충원하고 노동시간 단축하라”, “돈보다 생명이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라.”, “의료영리화 정책 즉각 폐기하라” 등 구호를 외치면서 청와대 방면으로 힘차게 행진했다. 오늘 이 집회가 이후에 벌어질 투쟁에 좋은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결의대회를 마친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고은이
결의대회를 마친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고은이
보건의료노조가 6월 13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환자안전 병원, 노동존중 일터 만들기 보건의료노조 총력투쟁 선포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공공의료 확충·의료민영화 저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고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