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난민의 날을 앞둔 6월 16일(일), 내국인 노동자와 난민이 연대한 뜻깊은 행사가 전라남도 영암에서 열렸다. 난민 운동 연대체인 난민과함께공동행동(이하 난민공동행동)은 ‘난민이 알아야 할 노동 권리 수첩 전달 행사’를 열었다.

영암에 위치한 삼호중공업 조선소에는 예멘 난민 100여 명이 매우 위험하고 열악한 조건에서 일한다. 난민들은 아파도 말 못하는 경우가 많고 초과 근무가 너무 많아 힘들다고 하소연해 왔다. 난민들은 대부분 내국인들이 잘 하려 하지 않는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한다. 

이런 소식을 듣게 된 난민공동행동이 난민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기본적인 노동 권리를 담은 수첩을 아랍어로 제작했다. 수첩 제작과 배포에 난민공동행동뿐 아니라 노동조합과 현장 활동가들, 지역 이주민센터의 노력이 모였다.  

이번 수첩 전달식에는 예멘 난민들과 난민공동행동 활동가들, 현대삼호중공업 내 전국현장노동자회 ‘단결의 힘’ 활동가들이 참가했다. ‘단결의 힘’ 활동가들은 장소 대여 등 행사 준비에 큰 역할을 했다. 

금속노조 현대삼호중공업지회는 이 행사를 후원하고, 공장 곳곳에 포스터를 부착하며 행사를 알렸다. 현대삼호중공업지회는 공장 내에서 노동권리 수첩을 배포하는 데도 도움을 주고 있다. 

순천이주민센터는 수첩 제작을 후원하는 등 행사에 많은 도움을 줬고, 한국디아코니아와 난민과손잡고, 노동자연대 등 난민공동행동 활동가들은 서울과 경기도에서 내려갔다. 

울산 현대중공업 노동자들도 무려 왕복 10시간 거리를 운전해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이 노동자들은 울산에서도 난민, 이주노동자들이 많고 매우 열악한 조건에서 일한다며 행사에 큰 관심을 보였다. 

전달 행사 전에 삼호중공업 내국인 노동자들과 예멘 난민들은 축구 경기를 하며 함께 땀을 흘렸다. 경기를 마치고서는 오두막에 모여 앉아 음식을 먹으며 얘기를 나눴다. 한 초등 미술 전문가의 ‘재능 기부’로 제작된 난민공동행동 배 트로피도 수여됐다.

오두막에 모여 앉아 음식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는 참가자들 ⓒ제공 난민과함께공동행동

이주노동자들의 권리 향상을 위해 활동해 온 ‘단결의 힘’의 한 활동가는 “세계 모든 노동자는 하나”이고, “가장 낮은 곳에 있는 노동자들의 권리가 보장받아야 우리 모두의 권리가 보장받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난민 노동자들에게 연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장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고 이웃 ‘형님’들도 알게 된 난민들은 아주 즐거워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국인 노동자들과 난민들이 교류하며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국적도, 피부색도, 종교도 달랐지만 모두 함께 외쳤다. “우리는 하나다!”

난민이 차별받지 않고 함께 일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더 큰 연대를 이뤄나가는 데 이번 행사가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달 행사 전에 삼호중공업 내국인 노동자들과 예멘 난민들은 축구 경기를 하며 함께 땀을 흘렸다 ⓒ제공 난민과함께공동행동
한 초등 미술 전문가의 ‘재능 기부’로 제작된 난민공동행동 배 트로피를 한국디아코니아 홍주민 목사가 '단결의 힘' 임양희 의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제공 난민과함께공동행동
아랍어로 번역된 ‘난민이 알아야 할 노동 권리 수첩’ ⓒ제공 난민과함께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