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9일, 충남 당진우체국 소속 집배원 1명이 자택 화장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는 비극이 일어났다. 당진에 최근 현대제철이 들어서며 인구 유입이 늘어 우편 물량이 증가한 반면, 집배원은 전혀 증원이 되지 않아 노동자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왔다. 올해 들어 벌써 9명째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집배원 191명이 숨졌다. 우정사업본부(이하 우정본부) 노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하 기획추진단)은 지난해 10월, 집배원 2000명 증원(올해 1000명 증원)을 합의했다.

지난해 5월 우정본부는 교섭대표노조인 전국우정노조(한국노총)와 올해 7월 1일부터 집배원 토요근무를 폐지하겠다고 합의했었다.  

그러나 우정본부는 우편사업 적자 폭이 최대라며 약속 이행을 거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연이은 집배원 사망에 책임이 있다. 청와대는 2017년 기획추진단 구성에 적극 관여했음에도, 우정본부가 노동자들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있는 행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다. 오히려 청와대는 구조조정을 종용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그간 쌓여 왔던 울분을 토해내며, 정부와 우정본부에 인력 증원과 토요근무 폐지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서고 있다. 우정노조와 전국집배노조(민주노총)를 포함한 우정사업본부 소속 노동자들은 6월 24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7월 6일 토요일부터 집배원 토요근무를 거부하고, 7월 9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번에 파업에 돌입한다면, 우정사업 역사상 첫 파업이다. 

노동자들은 이번 기회에 집배원 인력을 증원하고 토요근무를 폐지시켜야 한다는 열망이 크다. 그리고 번번이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사측에 노동자의 힘을 보여 줘야 한다는 생각도 강하다. 

우정노조 집행부도 5월 23일 청와대 앞 전국 지부장단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2주에 걸쳐 전국 9개 지방본부 순회 집회를 벌였다. 매 집회마다 1000~2000명가량의 노동자들이 모였다. 서울과 경인 지역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연단에서 투쟁을 강조하는 발언이 나올 때마다 크게 호응했다. 

경주우체국에서 집배노조와 우정노조가 공동으로 선전전을 하고 있다 ⓒ제공 집배노조 경주지부

단결 정서의 확대 

한편, 투쟁이 본격화하면서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투쟁에 우정노조와 집배노조가 함께해야 한다는 정서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집배노조와 우정노조 노동자들이 아침 출근 홍보전을 같이 진행한 곳들도 있다. 

“파업을 앞두고 서로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에 홍보전을 같이 하게 됐습니다. 집배노조는 예전부터 우체국 앞에서 아침 선전전을 진행해 왔는데, 우정노조 지부장이 같이 해도 되겠냐고 물어 와서 좋다고 했습니다.”(안기선 집배노조 화성우체국지부장) 

“홍보전을 같이 하면서 우정노조 조합원들도 우리[집배노조]에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 지나갑니다. 그 전에 우리만 할 때는 눈치가 보여서인지 인사를 못 건네더라고요. 같이 하니까 서로 힘을 받습니다.”(이윤한 집배노조 경주우체국지부장) 

우정노조가 집배노조에 비해 규모와 조직력이 월등하므로, 양 노조가 힘을 합치면 서로 고무 받고 더 큰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집배노조는 우정노조에 ‘총파업 승리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를 제안했고, 우정노조가 이를 수용했다고 한다. 지금은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같이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우정노조의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에 ‘집배원노동조건개선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간 경사노위는 탄력근로제 개악 논의에서 보듯, 노동 개악 추진 기구로 활용돼 왔다. 

이미 사회적 대화 기구였던 기획추진단이 여러 대책들을 권고안으로 내놓은 바 있다.(기획추진단의 권고안에도 인력 증원 규모와 토요택배 폐지 등에서 부족함은 있다.) 

진짜 문제는 인력 증원과 토요근무 폐지 약속을 정부와 우정본부가 이행하지 않는 것이다. 아래로부터의 강력한 투쟁만이 정부와 우정본부를 강제할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