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명이 모인 ‘7·3총파업, 비정규직 없는 세상 문을 열자,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 총파업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 ⓒ이미진

7월 3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 총파업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에 6만여 명(민주노총 추산)이 참가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4만여 명이 서울에 모여 자체 집회를 열었다. 학교비정규직 연대회의는 3일간 연인원 9만여 명이 파업에 참가한다고 발표했다. 광화문 광장을 분홍색과 연두색으로 물들인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공동 파업을 성사시킨 것에 한껏 고무됐다.

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비롯해 지자체 비정규직이 주축인 민주일반연맹, 문화체육부 산하 기관들의 비정규직, 아이돌봄 노동자들도 각각 집회를 열고 광화문으로 모였다.

임금 인상 파업을 벌이고 있는 울산의 레미콘 노동자들도 이날 상경해 집회에 참가했다.

이번 파업은 공공부문 정규직화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점점 기대가 깨지고 아무리 요구해도 요지부동인 정부에 대한 불만이 쌓일 대로 쌓였음을 보여 줬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와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공동으로 ‘비정규직철폐! 공정임금 쟁취! 2019년 임금교섭투쟁 승리!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조승진

노동자들은 분노와 규탄을 쏟아 내며 정부가 책임지라고 요구했다.

“정부 집권 3년차인데 공정임금제[정규직 임금 80퍼센트], 정규직화는 아직도 준비 안 됐다고 한다. 비정규직 제로화 시대는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공공부문 진짜 사용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진짜 사장이 나와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박금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

“입직 경로가 다르다고 차별하고 이 정도면 족하다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 최저임금 올랐어도 우리의 기본급은 오르지 않았다. 자고 나니 우리가 최저임금이 돼 버렸다. 그래서 최저임금 1만 원으로 올리라고 파업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도 17개 교육감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안명자 교육공무직본부장)

“[학교비정규직 중] 아직 무기계약직 전환 안 되었거나 무기계약직이 됐어도 또 다른 차별을 겪는 조합들이 있다. 이 문제 해결 위해 싸워야 한다. 나는 24년째 일하는데 여전히 비정규직이다. 청와대 앞에서 집단 삭발할 때 여성의 굴레, 비정규직의 굴레, 엄마의 굴레, 며느리의 굴레 속에서 주저 앉지 않고 스스로 바꾸겠다고 결의했고 이 자리에 모였다. 비정규직 설움 끝내고 정년 맞는 게 마지막 소원이다.”(한연임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광주지부장)

정부는 무기계약직이 정규직이라고 우기지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저임금과 지긋지긋한 차별로 고통받고 있다고 분노하고 있다.

자회사 전환과 직무급제 폐기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비정규직을 간접고용 자회사로 내몰면서 강요하는 게 30년간 일해도 최하위 공무원 임금 총액 넘지 못하는 직무급제다. 정규직 전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 놓더니 이제는 고용은 자회사로 눈속임하고 평생 저임금 직무급제 이식하는 수술하고 있다. 그 다음은 정규직 노동자에게 향할 것이다. 이번 파업이 문재인 정부의 노동 존중 민낯을 세상에 공개했다.”(이양진 민주일반연맹 위원장)

특히 하루 아침에 1500명이 해고된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허울뿐인 정규직화가 파산했음을 똑똑히 보여 줬다.

“직접고용 주장한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도로공사는 직접고용하라는 1, 2심 법원 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대법원 판결 받아오라고 한다. 요금 수납원은 자회사로 치워 버리겠다는 꼼수가 명백하다. 벼랑 끝에 있는 수납원을 청와대가 나 몰라라 한다. 본인이 선택한 거 아니냐는 막말을 한다. 해고 선택하고픈 노동자가 어디 있나. 살려 달라고 애원하는 노동자들을 물리력으로 제압했다. 우리가 옳았기에, 직접고용이 맞기에 끝까지 투쟁하겠다.”(박순향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본부지부 부지부장)

집회에 참가한 많은 노동자들이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을 격려하며 투쟁에 지지를 보내며 투쟁 기금 모금에도 적극 동참했다.

최근 집단해고를 당한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자회사 전환이 아닌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민주일반연맹 사전 결의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이미진

민간위탁 노동자들도 정부의 정규직화 외면을 규탄했다.  

“전주시에는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하는 노동자 중에 시청에 직접고용된 노동자들도 있고 민간위탁에 소속돼 일하는 노동자도 있다. 우리도 직접고용하라고 요구하고 싸우고 있다. 똑같은 일은 하는데 오른쪽 도로는 직접고용 노동자들이 하고 왼쪽 도로는 민간위탁 노동자들이 한다. [그런데] 정부는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 정규직 전환을 폐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장 책임지고 정규직화해야 한다.”(민주일반연맹 전주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

이처럼 노동자들은 참을 만큼 참은 불만을 쏟아 냈다.

이날 공동 파업은 노동자들의 불만이 자신의 사용자들만이 아닌 정부를 향해 있음을 분명히 보여 줬다.

그간 개별 기관 사용자들은 정부 탓을 하고, 청와대는 소관 부처나 해당 기관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서로 책임을 전가해 온 것에 노동자들은 신물이 난 상태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정부의 정책 자체가 제대로 된 정규직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임이 분명해졌다. 처우 개선 없는 ‘정규직화’, 여전한 간접고용인 자회사 방안, 저임금 고착화하는 직무급제, 민간위탁 등 수많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제외 등등.

따라서 최고 책임자인 문재인이 직접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이날 대회사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부를 비판하며 민주노총이 요구하는 노정교섭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정부는 파업에 나서는 노동자들에게 ‘대화로 해결’하라면서도 정작 이런 교섭 요구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책임이 명백한 상황에서 이런 노정교섭에 응해 봐야 득 될 게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부는 노동자들이 만족할 해결책을 내놓을 의사가 전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명환 위원장이 예정된 7월 파업 실질화와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대한 호소를 담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쉽다.

7월 3일 공공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이후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각 지역에서 남은 이틀간 파업을 이어 가고,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은 청와대 앞 농성을 계속 지속할 예정이다. 국립대 비정규직 노동자들, 여러 지역의 민간위탁 노동자들 투쟁도 지속 중이다.

노동개악 추진 위험도 여전한 상황에서 민주노총은 투쟁 확대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와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공동으로 ‘비정규직철폐! 공정임금 쟁취! 2019년 임금교섭투쟁 승리!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조승진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와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공동으로 ‘비정규직철폐! 공정임금 쟁취! 2019년 임금교섭투쟁 승리! 학교비정규직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조승진
집단 삭발을 하고 파업대회에 참가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 ⓒ조승진
ⓒ조승진
"불편해도 괜찮아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고등학생들의 현수막 ⓒ조승진
공공연대노조 아이돌봄 노동자들이 여성가족부 규탄, 생활임금보장 등을 요구하며 사전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지난해 노조 건설 이후 최근 전면파업 중인 일진다이아몬드 노동자들이 총파업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조승진
7·3 비정규직 총파업 대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총파업대회 참가자들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총리공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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