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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절을 함께 견뎌온 이승민 동지를 기억하며

세상에는 아주 오래되고 익숙한 것들이 있습니다. 오래된 물건이 있고, 특별한 장소가 있으며, 특별히 기억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승민 동지는 그 특별한 사람 중에 한 명입니다.

아주 오래 전에 그녀와 그녀의 선배가 함께 자취하던 방에 초대돼 잘 차려진 밥상에 둘러앉아 저녁을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골에서 올라와 혼자 자취를 할 때라 요즘 말로 ‘집밥’이 무척이나 그리웠던지 허겁지겁 밥을 먹는 나를 그녀가 살갑게 챙겨 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25년의 세월 동안 우리는 같은 조직에서 아주 경험 많은 선배부터 신입 회원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져 왔습니다.

어느덧 20대의 풋풋한 얼굴에 주름살이 하나씩 생기고 머리카락에는 흰머리가 하나씩 생길 때쯤 돌아보니, 그 시절을 다 견디고 함께해 온 이들에게 생기는 애틋함이 있습니다.

이승민 동지는 그런 사람 중에 한 명입니다.

그녀가 혁명적 사회주의자로 살아 온 세월이 자그마치 30년입니다. 다른 어떤 표현보다 그 세월이 그녀의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것입니다. 그 세월의 3분의 1은 국가보안법의 매정한 탄압 속에서 견뎌 온 세월이었습니다.

지금도 광화문광장에서, 청계광장에서, 시청광장 한편에서 옆구리에 〈노동자 연대〉 신문을 한 움큼 끼고서 반갑게 손을 흔들고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록 더 오래 우리와 마주보고 살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숨길 수 없지만 그녀가 남기고 간 열정과 헌신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 이승민 동지를 기억하는 여러분들의 추모의 글과 사진을 신문사(wspaper@ws.or.kr)로 보내 주세요. 함께 모아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