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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민 씨를 기억하며 함께 나누고픈 추억

승민 씨에 대한 추억 하나를 얘기하고 싶습니다.

2001년에 한국통신이 민영화를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강행했었죠. 정부와 사측은 힘이 약한 계약직부터 공격하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이간질했는데, 노동조합은 이에 효과적으로 맞서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명동성당에서 농성했던 정규직 조합원들이 계약직과의 연대를 거부하는 등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죠.

당시 우리는 연대 활동을 하면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연대를 주장하고 알리려고 애썼습니다. 율동패를 한 덕분에 우리는 연단에서 좀 더 많은 발언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비정규직·정규직 연대 투쟁을 강조했죠. 비단 한국통신 파업뿐 아니라 수많은 투쟁 현장에서 우리는 많은 연단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조금 쑥스러운데, 율동패 이름이 ‘반향’이었어요. 메아리라는 뜻이죠. 뭔가 ‘흔치 않은 이름을 지어 보자’ 했는데 ‘반항’이라고 짓자는 의견이 나왔다가 거부당하고, 누군가 그로부터 연상해 보다가 메아리라는 뜻을 붙여 ‘반향’이라고 해 보자. 뭐, 그리 됐었죠. (부끄럽네요.)

승민 씨는 이 과정에서 주도적이고 꼼꼼하게 사람들을 조직했습니다. 어렵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언제나 주변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격려가 되는 그런 사람이었어요.

비보를 접하고 간 자리에서도 멋진 영정 사진을 고르셨더군요. 제 기억 속의 그도 언제나 그와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95퍼센트 만족스러웠다던 그의 삶 속에 우리가 함께했던 순간들이 있음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잘 가요, 승민.

※ 이승민 동지를 기억하는 여러분들의 추모의 글과 사진을 신문사(wspaper@ws.or.kr)로 보내 주세요. 함께 모아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