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임시국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와 최저임금 제도 개악 등 노동개악 법안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7월 15일과 18일 고용노동소위를 열고 노동개악 관련 법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기서 여야 간 합의가 된다면 7월 19일 마지막 본회의에서 노동개악안들이 통과될 수 있다.

지난해에 주 52시간 노동시간 제한이 결정됐을 때부터 정부와 사용자들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정부 안대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재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면 사용자들은 1년(52주) 중에 최대 연속 40주 동안 매주 64시간 노동을 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 노동부의 만성 과로 인정 기준인 ‘12주(3개월) 연속 주당 60시간 노동’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합법 과로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연장근로수당을 제대로 받을 수 없어 임금도 줄게 된다.

실질적 총파업 투쟁으로 공격을 막아야 정부·여당과 한국당은 노동개악에서는 한마음이다 ⓒ조승진

정부는 탄력근로제를 밀어붙이려고 자신들이 공들여 만든 경사노위도 무시하고 있다. 7월 4일 열 예정이던 경사노위 본회의가 탄력근로제 합의에 반대하는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 3인의 불참으로 열리지 못하자,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세 분 때문에 화가 하도 나서 화병이 난 상태”라며 조만간 이 3인을 해촉할 뜻을 밝혔다. 정부의 개혁 배신으로 “화병이 난” 노동자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 최저임금도 동결하고, 국회에서 최저임금 제도 개악도 통과시키려고 한다. 지난 5월 문재인이 앞장서 ‘최저임금 속도조절’을 다시금 강조했다. 그 뒤로 박영선(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홍영표(전 원내대표), 송영길 등 정부와 여당 인사들의 최저임금 동결 주장이 이어진 바 있다.

한국당은 탄력근로 단위기간을 6개월이 아니라 1년으로 늘려 더 개악하고, 내년 최저임금도 동결은 당연하고 지역별·업종별 차등적용 개악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한국당 원내대표 나경원이 ‘노조의 사회적 책임법’, ‘노동자유계약법’ 등등을 운운하며 민주노총과 근로기준법을 비난했다. 그가 19세기 자본가들이 장시간 노동을 옹호하며 내놓았던 ‘일할 자유’를 들먹이며 정부·여당에게 더한층의 노동개악을 촉구한 것이다. 이미 한국당 대표 황교안은 최저임금과 민주노총을 한국 경제의 리스크로 지목하고, 리스크 해소를 위해 여야가 “원팀”이 돼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최근 민주당 대표 이해찬도 “미중 무역갈등이 범위도 넓고 시간도 꽤 길어질 것 같”고, “여기에 일본 아베 총리가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해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지배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는 만큼 노동개악을 화급해 추진해야 한다고 느낀다.

정부·여당과 한국당이 윤석렬 검찰총장 임명이나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지만, 노동개악에서는 합심해 신속히 통과시킬 수 있다.

취업규칙 일방 변경

이처럼 정부·여당과 한국당이 다시 노동개악 추진을 본격화하자, 사용자들도 자신의 사업장에서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

6월 28일 현대제철 사측은 탄력근로제 도입, 휴일 대체근로, 상여금 월 분할 지급 등을 취업규칙에 포함시키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탄력근로제로 주52시간제를 무력화하고, 상여금 매월 분할 지급으로 실제 임금은 올리지 않으면서 최저시급 위반만 모면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현대자동차 사측도 두 달에 한 번 지급하던 상여금을 매달 지급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을 노조 동의 없이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운동 일각에서는 탄력근로제와 최저임금 개악이 노조로 조직된 노동자들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는 시각도 있었으나, 이것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난 것이다.

해당 노조들은 사측이 노조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에 대해 일단 법률 대응을 하고 있다. 이는 필요한 일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탄력근로제 도입의 경우 단협으로 금지돼 있지 않아 노조 측이 법적으로 반드시 유리한 것도 아니다. 개악을 막으려면 실질적인 저항에 나서야 한다.

노조가 강력한 사업장에서도 이럴진대, 중소영세기업·비정규직 노동자들처럼 미조직 노동자들은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있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들은 임박한 노동개악 국회 통과와 자신의 작업장에서 벌어지는 노동개악에 맞서는 실질적인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이는 조합원들의 이익을 방어하는 것일 뿐 아니라 노조로 조직되지 않은 노동자들을 방어하는 것이기도 한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민주노총 위원장과의 만남 정례화 의사를 밝힌 것에 기대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노동개악 저지 총파업을 실질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을 구속하며 “노동정책 후퇴의 정점”을 찍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