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을 비롯한 민주일반연맹 노동자 1천여 명이 청와대 앞에서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 직접고용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공동교섭을 통한 직접교섭 등을 요구하며 문재인 정부와 도로공사를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무더위와 궂은 날씨 속에서도 자회사 반대와 직접고용 쟁취를 위한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해고 노동자들의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노동자들이 서울톨게이트 지붕에 오른 지 한 달이 가까워지고 있다. 6월 1일자로 가장 먼저 해고된 노동자들은 두 달 가까이 해고 상태다.

대부분 여성이자 장애가 있는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노숙 농성, 도로 점거를 벌이며 단호하게 싸우고 이에 대해 광범한 연대가 형성되자, 그동안 무시로 일관하던 도로공사도 교섭 자리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7월 18일 첫 교섭 자리에서부터 도로공사는 해고자 1500명 중 300여 명에 대한 한시적 기간제 채용 방안을 내놨다. 대법원 재판 계류자 300여 명만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직접고용 기간제로 고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언제 나올지 모르는 법원 판결 때까지 또다시 시간을 끄는 꼼수다. 또한 도로공사는 대법원에서 노동자들이 승소한다 해도 수납 업무를 맡기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1, 2심도 끝나지 않은 더 많은 노동자들에게는 자회사만을 강요하는 방안이다. 심지어 사측은 300명을 제외한 노동자들에게는 여전히 자회사를 강요하며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자회사 채용이 우선이라는 확약서에 서명할 것을 고수하고 있다.

옳게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노동조합들은 도로공사의 행태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고용안정은 오로지 자회사만 가능하고 직접고용은 한시적 기간제를 방안이라고 내놓은 도로공사의 작태는 노동자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도로공사는 한국노총 톨게이트노조와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을 분리해서 교섭하자며 공동 교섭을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 분리 교섭은 노동자들이 여러 노조로 나뉘어져 있는 상황을 이용해 투쟁 대열을 분열시키려는 속셈이다. 대법원 재판에 계류된 다수(300여 명 중 약 270명)가 한국노총 소속이라는 점을 이용하려는 계산일 것이다. 도로공사가 “민주노총 소속 조합은 직접고용 정규직만을 지속 주장하는 등 입장의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는 협의의 실효성도 의문이다” 하는 것을 보면 민주노총 소속 노조의 강경한 입장이 걸림돌이라고 보는 것이다.

노조들은 “똑같은 일을 하다가 똑같은 이유로 똑같은 날에 해고당한 노동자들입니다. … 따로 교섭할 이유가 없[다]”며 분리 교섭에 반대한다. 두 노조는 7월 23일 정의당 이정미 의원과 함께 도로공사에 공동교섭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도로공사가 노동자들의 조건의 차이와 여러 노조로 나뉜 점을 이용해 투쟁 대열을 분열시키려는 시도에 반대하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노조들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공동 대응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들이 이와 같은 방향으로 투쟁을 이끄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한편 한국노총 톨게이트노조 측이 도로공사에게 자회사를 받아들이더라도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포기는 강요하지 말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도로공사는 이 요구조차 거부했다. 도로공사 사측은 직접고용 불씨를 남기고 싶지 않은 데다 이런 확약서를 작성하고 이미 자회사로 전환된 노동자들의 반발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것이다.

설사 사측이 확약서 강요를 철회한다 해도, 이렇게 자회사를 수용하고 나면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여부가 소송 결과에 달려 있게 되는 불확실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판결이 승리할 것이라고 1백 퍼센트 확신할 수도 없다. 1, 2심에서 승리했지만 3심에서 황당하게 뒤집힌 노동 판례들도 적잖다(예컨대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법원 판결은 대체로 당시 투쟁 세력관계에 영향을 받는다.

기층 노동자들의 투지와 열망이 높은 지금, 문재인 정부와 도로공사에게 직접고용 책임을 물으며 투쟁과 연대를 확대해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