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포털 사이트는 인터넷에서 영향력이 막강하다. 뉴스에서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뉴스를 접하는 통로 중 네이버의 점유율은 65퍼센트, 다음이 38퍼센트다.(복수응답,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8: 한국》)

따라서 지배자들은 포털 사이트(이하 포털)를 중시한다. 정권과 주류 언론은 뉴스 유통 경로인 포털을 관리해 왔고, 포털들도 당연히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에 협조해 왔다.

네이버와 다음 양대 포털은 이미 대기업이다. 두 사이트는 59개밖에 없는 대기업·준대기업 집단에 포함돼 있다. 네이버는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시작했기는커녕 삼성의 사내 벤처 기업으로 시작했다. 창업자 이해진의 아버지는 삼성생명 대표이사 출신이다.

구글, 애플 같은 해외 IT 기업들처럼 네이버나 카카오 역시 자신을 자유롭고 합리적인 양 포장해 왔고, 일부 언론들도 이를 띄워 주곤 했다. 그러나 올해 벌어진 네이버 노동자들의 투쟁만 봐도 알 수 있듯, 포털 역시 주류 체제에 얽혀 있는 기업일 뿐이라는 사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오래된 유착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의 진성호가 이렇게 말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나와 한 직원이 밤새 네이버와 다음에 전화 걸어서 [기사를] 막았다. 네이버는 평정된 것 같은데, 다음은 아직 폭탄이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음의 석종훈 사장하고는 이야기가 잘 됐는데, 아래 직원들이 문제인 것 같다.”

아마도 이런 유착은 이미 노무현 정부 때부터 이어져 왔을 것이다.

이후에도 잊을 만하면 포털의 권력 협조·조작에 관한 폭로가 터져 나왔다. 2008년 촛불 시위가 한창일 때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서 촛불 시위 관련 검색어가 삭제됐다는 의혹, 2014년 카카오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경찰에 넘긴 것, 2017년 네이버 뉴스 배치 조작 사실이 폭로된 것 등. 삼성도 양대 포털의 뉴스 페이지에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는 것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파헤친 박영수 특검의 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2012년 대선 때는 박근혜 캠프의 권영세가 “모바일 네이버에 지금 조·중·동이 안 들어가니 대선 전까지, 대선 이후라도 들어가게 해야 한다. [조·중·동이 네이버에 뉴스를 공급하지 않으니] 매일 〈경향신문〉 사진 등 삐딱한 게 많이 뜬다” 하고 말했다는 폭로가 나왔다(민주당 박범계 의원).

이 때문인지, 박근혜 당선 이후 2013년 7월,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산하 여의도연구원의 정책간담회를 시작으로 조·중·동이 “네이버 때리기”를 시작한다. 네이버가 인터넷상 독점 기업이라는 게 요지였다.

네이버는 새누리당, 민주당이 뉴스 편집에 개입할 수 있게 문을 열어 줬다. 네이버 뉴스 편집자문위원회를 출범하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위원 추천 권한을 준 것이다.

네이버 뉴스 편집위원에는 극우 인사도 포함됐다. 윤석렬 검찰총장(당시 서울중앙지검장) 집 앞에서 살해 협박 인터넷 방송을 했다가 구속된 극우 유튜버 김상진이 2017년에 바로 이 네이버뉴스 편집자문위원이었다.

2016년 총선 한 해 전에도 포털 단속이 있었다.

전경련이 만든 조직인 광고주협회가 느닷없이 기업들이 유사 언론 행위로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포털이 유사 언론들을 받아 주는 것이 문제라고 공격했다. 박근혜 정부는 신문법 시행령 개정안을 예고하고 인터넷 신문의 등록 요건 강화를 추진했다. 이 요건에 따르면 당시 인터넷 언론 중 85퍼센트가 자격을 충족하지 못했다. 여의도연구소는 포털 뉴스의 배열이 정부 여당에 불리하다고 공격했다. 세월호, 성완종 리스트, 메르스 등 이슈가 중심이라는 것이 문제라는 우파적 보고서였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주류 언론에 포털 뉴스 제휴 권한을 주는 것으로 응답했다. 2015년 10월,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출범한 것인데, 평가위원회는 주류 언론에 매우 유리한 구조다. 평가위원회 구성 단체 15곳이 2명씩 위원을 선정하는데, 주로 주류 언론 유관 단체로 구성된다. 가장 진보적인 단체가 경실련, 언론인권센터, 한국YWCA연합회 정도다.

2019년(4기) 평가위원회 위원들의 명단을 보면, 위원 30명 중 9명이 언론인으로 이 중 세 명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소속이다. 9명 중 진보언론 기자는 한 명도 없다. 그나마 친민주당 자유주의 언론인 〈한겨레〉 소속이 한 명 들어가 있을 뿐이다(〈미디어스〉).

2017년 대선 당시, 이번에는 자유한국당이 문재인에 불리한 연관검색어를 네이버가 삭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네이버 부사장 출신 윤영찬은 문재인 캠프 SNS본부 공동본부장으로 활동한 뒤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됐다.

드루킹 댓글 조작이 주류 언론에 기여하는 방식

2017년에는 네이버 뉴스 배치 조작 문제가, 2018년에는 드루킹 네이버 뉴스 댓글 조작 문제가 불거졌다.

네이버는 모바일에서 주류언론의 영향력을 더 키워 주는 것으로 대응했다. 모바일 언론사 편집 뉴스 섹션에 44개 언론만 포함한 것이다.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구독할 수 있는 언론 숫자는 215개다.) 같이 도입한 인공지능 추천 맞춤형 뉴스 페이지(MY뉴스)도 마찬가지다. 당장 네이버 뉴스의 인공지능이 지역언론보다 전국지를 우대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은 규칙대로만 작동하니 일견 “공정”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알고리즘 규칙을 설계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구글 뉴스는 오래전부터 알고리즘(정해진 절차와 방법)에 따라 편집돼 왔다. 구글 뉴스 알고리즘은 크고 오래된 언론사에 유리하다. 구글 뉴스 페이지에는 보수 언론 기사가 태반이다.

결국 네이버는 자신에게 불리한 일이 벌어질 때마다 권력과 더 유착하고, 주류 언론들에 권한을 더 주는 방식으로 화답해 왔다. 시기에 따라 어떤 권력과 더 유착할 것인지, 어떤 주류 언론에 더 우호적일지는 달라져 왔지만 말이다.

이러니 〈노동자 연대〉 같은 좌파 언론은 네이버 뉴스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발표된 2019년 상반기 뉴스 제휴 결과에도 〈노동자 연대〉는 포함되지 않았다. 주류 언론과 달리 광고도 낚시성 기사도 없는 〈노동자 연대〉가 탈락할 이유는 결국 노동자의 관점에 선 신문이라는 이유밖에 없을 것이다. 평가위에 제출한 올해 3월 기사들 중 네이버 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네이버의 문제를 비판한 기사가 포함됐으니 오죽하겠는가.

결국 네이버는 어째서 “지배적 사상은 지배계급의 사상”이 되는지를 지난 10여 년간 압축적으로 잘 보여 준 최신 사례인 것이다.

인터넷에서 좌파 언론의 가능성

그러나 마르크스는 지배적 사상이 노동계급을 완전히 지배한다고 결론내리지 않았다. 노동계급은 여러 가지 경험, 특히 투쟁의 경험으로 지배적 사상을 떨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 연대〉가 성장해 온 방식도 마찬가지다. 〈노동자 연대〉는 투사들의 네트워크를 건설하며 투쟁의 현장에서 성장해 왔다.

지배자들이 지배력을 행사하려면 공정성의 외피를 활용해야 한다는 점도 좌파 언론에 일정한 공간을 만들어 준다. 가령 네이버와 달리 다음은 좀더 개혁 친화적이란 이미지가 있었고 어느 정도는 그랬다. 그래서인지 더 개방적으로 뉴스 검색 제휴를 허용했다. 〈노동자 연대〉가 다음 뉴스 검색 제휴에 일찌감치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또, 검색 품질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 구글에서는 〈노동자 연대〉 기사가 훨씬 더 잘 검색된다.

메신저 서비스와 SNS 같은 새로운 매체가 발전한 것도 포털의 지배력에 균열을 내며 틈새를 만들었다. 물론 이런 매체도 대자본에 더 유리하지만, 커뮤니티 기능을 강조한다는 것 때문에 운동이 발생했을 때 포털보다 대중이 활용하기 쉬운 측면이 있다.

좌파 언론은 당분간은 인터넷 상에서는 이런 틈새들을 이용해 성장해야 할 것 같다. 인터넷 공간 자체가 방대하기 때문에 이런 틈새를 활용한 성장 가능성도 작지만은 않다. 지난해 〈노동자 연대〉 웹사이트 방문자 수는 수십만 명이었다. 좌파적 운동이 성장해 공간을 더 열어 준다면 그 가능성은 더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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