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9일 서울대학교의 한 청소 노동자가 제2공학관(302동) 지하 휴게실에서 사망했다. 무더운 낮, 휴게실에서 잠이 들었다가 숨을 거둔 채 동료 노동자에게 발견된 것이다.

정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동료 노동자들은 그의 죽음이 열악한 휴게실 환경과 무관치 않을 거라고 말한다.

청소 노동자들이 쓰는 휴게실은 302동 지하 1층 계단 밑에 있다. 말이 ‘휴게실’이지 벽과 천장을 엉성하게 이어 붙인 좁은 방이 전부다.

이 휴게실은 302동에서 일하는 남성 청소 노동자 세 명이 사용하기로 되어 있지만, 남성 두 명이 바짝 붙어 드러누워도 가득 찰 정도로 아주 좁다. 장롱과 옷걸이 등을 제외하면 사람이 누울 수 있는 면적이 약 1평(3.36㎡)밖에 되지 않는다.

1평 남성 두 명이 바짝 붙어 누워도 바닥이 가득 찰 정도로 좁다 ⓒ제공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환풍기 하나만 돌아갈 뿐 휴게실에 창문조차 없다. 환기가 거의 되지 않아 방에 들어서는 순간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이 좁은 방 안에 에어컨 하나 없었다. 노동자들은 땀을 식히기 위해 근처에 있는 학생 휴게실에 가서 에어컨 바람을 쐬기도 했다. 그러나 잠을 자거나 누워서 쉬려면 영락 없이 열악한 휴게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요즘 같은 무더위엔 휴게실이 정말이지 “찜통” 같다.

겨울철에는 벽과 천장 틈 사이로 찬바람이 들어온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바람이 새지 않도록 휴지 조각으로 틈 사이를 겨우 막아 놓았다.

청소 노동자가 사망한 날(8월 9일)은 최고기온 34.6도의 폭염이 있던 날이었다. 찜통 같은 열악한 휴게실 안은 훨씬 더 덥고 답답했을 것이다.

예순이 넘은 고령의 노동자가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일했다는 걸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노동자들은 10년도 더 된 열악한 휴게실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서울대 당국은 이를 외면해 왔다. 취임하면서 ‘노동자들의 임금과 처우를 개선하겠다’고 한 오세정 총장은 직고용으로 전환된 청소, 시설 노동자들의 임금·단체협약 체결마저 지체하고 있다.

서울대 당국은 청소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에 책임이 있다. 서울대 당국은 302동 휴게실을 새로운 휴게실로 교체하고, 서울대 노동자들의 열악한 휴게 공간을 전수 조사해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한 이 청소 노동자의 죽음은 마땅히 산재로 승인돼야 한다.

휴지로 막은 틈새 제대로 된 건물이 아니다보니 겨울이면 냉기가 틈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이시헌
계단 밑 에어컨도 창문도 없는 계단 밑 간이 공간이 60대 청소 노동자들의 휴게실이다 ⓒ이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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