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아베규탄 범국민촛불대회 ⓒ민중당 페이스북

8월 15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광복절 아베규탄 범국민촛불대회”가 열렸다.

지난주까지 주말에 열린 아베 규탄 촛불집회는 많은 자민통계 단체들이 가입한 “아베규탄시민행동”이 주최해 왔다. 이번 8월 15일 집회는 아베규탄 시민행동 외에도 엔지오 연대체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포함된 한국그리스도인시국기도회 등이 공동 주최했다.

이날 촛불대회는 참가자 수만 명이 모인 큰 집회가 됐다(주최 측 발표로는 10만 명). 민중당, 정의당 등의 진보 정당, 참여연대·경실련 등의 NGO들, 그 외에도 친민주당 성향의 모임과 단체들이 참가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총 산하의 전국공무원노조, 전교조, 언론노조, 서비스노조 등 일부 노동조합도 참가했다. 조직되지 않은 시민으로 보이는 참가자들도 꽤 있었다.

아베 정부에 반대하는 일본 평화단체와 노동조합도 이날 집회에 참가했다. 일본의 ‘전쟁반대·헌법구조수호 총참여행동 실행위원회’ 다카다 첸 공동대표가 이 사람들을 대표해 연설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전쟁의 길을 걸어가려 하는 아베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집회가 전체 일본인을 배척하기보다는 아베 반대와 일본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강조한 것은 반가운 일이었다.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도 연설했다. 양금덕 할머니는 몸소 겪은 고통과 일본 정부의 만행을 생생하게 들려줬고, 과거 일본의 전쟁 범죄를 인정하지 않는 아베 정부를 규탄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한일 갈등을 핑계로 규제를 완화하고 노동 시간을 늘려 달라고 떼쓰는 재벌들을 비판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적폐인 한일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ISOMIA, ‘지소미아’)를 폐기해야 한다고도 했다.

집회

이날 집회에서는 아쉬운 점들도 있었다. 지난 8월 10일 집회에 견줘, 지소미아 파기 요구가 덜 강조되는 편이었다. 다행히 집회 막판에 김명환 위원장의 연설과 함께 지소미아 파기 요구가 부각됐다. 그리고 한국이 올해 일본에 지소미아 파기를 통보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인 8월 24일에 다시 한 번 대규모 집회를 열자는 주최 측의 호소가 있었다.

이날 집회에서는 지소미아 파기의 근거로 ‘일본이 한국의 군사 정보를 가져간다’는 측면이 강조됐는데, 지소미아가 문제인 것은 무엇보다도 그것이 한미일 삼각 동맹을 위한 한일 군사동맹의 중요한 고리이기 때문이다. 대중국 봉쇄 정책을 위해 한미일 군사동맹을 추구하는 미국은 그 일환으로 한일 지소미아가 필요하다고 여긴다. 아베 정부가 과거 일본의 전쟁 범죄를 인정하지 않고 “전쟁할 수 있는 일본”을 향해 나아가는 배경에 미국이 일본을 대중국 봉쇄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삼았다는 점이 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미국 주도의 동맹 체제에 언제나 협조해 왔다. 박근혜의 적폐라더니 사드 배치를 결국 강행했고 한미 연합 훈련도 지속했다. 문재인 정부는 위안부 합의도 아직 파기하지 않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날 집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행보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나 폭로가 없었던 점은 아쉬웠다. 집회 주최자들이 문재인 정부를 항일 문제에서 협력하거나 견인할 대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반대는 미국 제국주의에 대한 반대와 결합될 때 효과적일 수 있다. 그리고 이에 협력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독립적 태도가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일본의 경제 보복을 핑계로 재벌이 요구하는 규제 완화에 호응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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