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방한 반대 시위를 조직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최영준 노동자연대 운영위원과 안지중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의 1심 세 번째 공판이 9월 4일 서울지방법원(형사23단독)에서 열렸다. 증인 심문을 중심으로 진행된 이날 재판은 오후 4시에 시작해 오후 7시가 돼서야 끝났다.

검찰은 시위를 주최한 ‘노 트럼프 공동행동’을 “국익 실추” 등의 이유를 들어 고발한 우파 단체 대표와 당시 시위 내사 보고서를 작성한 경찰관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특히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채택할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검찰은 당시 시위를 보도한 언론 기사들, 집회 현장을 찍은 영상 자료들, 집회 현장 사진 중 피고를 특정해 표시한 자료들을 증거로 제출했었다. 재판부는 언론 기사와 검찰이 제출한 집회 사회자 발언 녹취록, 일반인들이 촬영한 집회 현장 영상들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다.

재판을 거듭하며 기소의 부당함과 부실함이 드러나자 검찰은 공소 사실을 변경해 기소를 유지하려 한다. 원래 검찰은 2017년 11월 당시 경찰이 주요 장소에서의 집회와 행진을 금지한 것을 근거로 집회 개최가 “질서 문란”이라며 두 사람을 기소했다. 일종의 괘씸죄를 적용한 셈이다.

그런데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공소장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기소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검찰은 금지 통고 집회가 아닌 같은 날 낮에 열린 집회가 미신고 집회인 것이 문제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간 피고 측 변호인단은 다른 나라 대통령의 방문을 이유로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검찰의 기소 의견을 반박해 왔다. 이에 따라 법정 다툼이 집회 불허의 정당성에 둘러싸고 벌어질 듯하자 검찰은 부담을 느낀 듯하다.

게다가 지난 2차 재판에서 검찰은 핵심 기소 내용 중 하나인 집회 현장에서의 물병 등 투척 공모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그러자 검찰은 정황상 모의한 것으로 몰아가려고 집회 현장을 촬영한 영상 여럿을 증거로 내밀었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의 입맛대로 영상을 편집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기에 영상 증거에 대해서도 피고 측은 채택을 반대했다. 결국 다음 공판에서 경찰 측 촬영 영상을 법정에서 시청하고 판단할 계획이다.   

10월 16일 4차 공판은 검찰의 공소장 변경과 영상 자료 판단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일 갈등에서 보듯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는 여전한 불안정을 보이고 있고, 미국이 평화를 위한 어떤 구실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그러기는커녕 미국 트럼프가 중시하는 미·일동맹과 중국 견제가 불안정의 핵심 요인이다. 2017년 트럼프 방한 반대 운동은 지극히 정당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불안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정부의 제국주의 협력 정책에 일관되게 반대해 온 노동자연대 같은 좌파들을 단속할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검찰이 집회 2년이 지나고서 기소를 하고, 무리한 기소를 결코 물리려 하지 않는 데에도 이런 압력이 작용할 것이다.

문재인의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한 부당한 기소를 철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