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본사 점거 전원 직접고용을 거부한 도로공사를 규탄하며 톨게이트 노동자 300여 명이 9월 9일 도로공사 로비를 점거했다 ⓒ민주일반연맹 페이스북

9월 9일 도로공사 사장 이강래가 톨게이트 수납원 1500명 전원의 직접고용을 거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대법원 판결 받은 노동자 499명(자회사 비동의자 296명, 퇴사자 203명)만 직접고용 하고 1, 2심에 계류돼 있는 1047명에 대해서는 “사법부 최종판단”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도로공사는 애초 9월 3일 입장 발표를 하려다, 조국 문제로 정권의 위기가 첨예하자 발표를 9일로 연기했다. 그 사이에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이 민주노총을 방문하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톨게이트 노동조합을 만났다.

민주노총 면담 당시 김상조 정책실장이 톨게이트 문제에 대해 조만간 정부 협의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한 만큼, 이번 발표는 청와대의 의사로 봐야 한다. 그런데 자회사 방안을 고수하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결국 이번 발표는 지난 며칠간 정부가 보인 대화와 타협 제스쳐가 그저 시간 끌기였다는 걸 보여 준다. 이강래는 문재인이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재가한 당일에 이런 발표를 했다.

문재인과 도로공사는 이번 추석에는 직접고용이라는 선물을 손에 들고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을 톨게이트 노동자들에게 선물은커녕 똥물을 끼얹은 것이다.

도로공사는 “1, 2심[에 계류 중인] 원고는 개별적 특성에 큰 차이가 있어” 직접고용 대법원 판결을 적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 노동자들에게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소송 싸움을 해보자고 하는 것이다.

사측은 2015년 이후 몇 가지 파견적 요소를 제거했다고 핑계를 댄다. 그러나 8월 29일 대법원 판결은 노동자들이 도로공사의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했으며 “상호 유기적인 보고와 지시, 협조를 통해 업무를 수행”했으므로 직접고용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1, 2심 계류자에게도 당연히 해당한다고 봐야 할 이유이다.

도로공사는 직접고용하는 노동자들에게도 수납업무는 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수납업무는 모두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에 넘겼다는 것이다. 대신 환경정비 등 업무를 부여할 수 있고, 심지어 이강래는 “사정에 따라 원치 않은 곳으로 불가피하게 전환배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적잖은 장애인 노동자들에게 환경정비 업무를 강요하는 것은 실상 수납업무를 원하면 자회사로 가라는 기존의 협박을 반복한 것에 불과하다.

도로공사는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자회사 한국도로공사서비스의 고용안정성을 높이겠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직접고용 노동자에게도 수납 업무를 안 주면서 자회사의 고용안정성이 어떻게 보장되는가?

도로공사 스스로 스마트톨링(무인 자동화)을 도입하면 필요한 수납 인력은 많아야 2000명에 불과하다며 구조조정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강래는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했지만 이미 1500명을 대량해고 하고 어떻게든 직접고용 책임을 거부하는 사측의 말을 누가 곧이곧대로 믿겠는가?

그 말이 사실이더라도 정년퇴직자 자리를 채우지 않는 방식 등으로 인력을 감축하는 것은 기존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높일 것이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이런 고용 불안정에 반대하며 자회사 전환을 거부하는 것은 정당하다.

한편, 도로공사는 1, 2심 계류 중인 노동자 일부는 대법원 판결 전까지 한시적 기간제 채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시적 기간제 수용 범위를 놓고 노동자들을 다시 분열시키고 이간질할 요소가 농후하다.

대법원 판결 이후 직접고용에 대한 기대를 높여 온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이번 발표에 격분한 건 당연하다.

민주노총 소속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이강래가 기자회견을 하는 세종시 국토교통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후 노동자 300여 명이 김천 도로공사 본사를 점거했다.

문재인 정부는 1500명 전원을 직접고용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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