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 고(故) 서지윤 간호사 사망 의혹에 대한 진상대책위원회(이하, 진상대책위)의 공식 조사결과와 권고안이 발표됐다. 
올해 1월 5일 서 간호사가 사망한 뒤, 유가족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 새서울의료원분회(이하 새서울의료원분회)는 노동·시민 단체와 함께 ‘서울의료원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 시민대책위’(이하 시민대책위)를 만들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투쟁을 벌여왔다. 그 결과 서울시는 각계 전문가와 노동조합 등이 참여하는 진상대책위를 만들어 서 간호사의 사망이 그녀가 근무하던 서울의료원의 노동조건과 연관이 있는지 조사해 왔다.
진상대책위에 따르면, 고 서 간호사의 연간 총 근무일은 2018년 기준 217일로 동기 19명의 평균 근무일(212일)보다 5일이 많았다. 야간 근무일도 83일로 역시 동기들(76일)보다 7일 많았다. 또 그해 근무 부서를 옮긴 동기들은 희망부서로 배치됐지만 서 간호사만 자신이 원치 않던 간호행정부서로 이동됐다.
새로 옮긴 간호행정부서에서는 책상, 컴퓨터, 캐비닛 등이 지급되지 않았다. 고용주들이 퇴사를 강요할 때 벌이는 전형적인 괴롭힘(따돌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병동파견업무까지 맡아야 해서 괴로움을 호소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진상대책위는 이번 사건을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사망(▲조직적·환경적 괴롭힘 ▲관리자에 의한 괴롭힘)으로 공공의료기관에서 벌어진 중대사건으로 규정했다. 이는 서울시의 관리·감독 소홀과 서울의료원 경영진과 관리자들이 직원들의 권리와 안전을 무시한 채 외형적 성장만 추구해 온 결과라고 발표했다.
서울의료원에서는 고 서 간호사 외에도 2015년 11월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행정직 노동자가 사망했고, 올해 6월에는 산업재해로 미화노동자가 사망했다. 그동안 본지에서 다뤘듯이 서울의료원의 구조적 병폐(부당노동행위, 부실 운영, 전문성 부재 교육시스템, 열악한 노동환경, 폐쇄적인 조직문화, 형식적 산업보건안전 등)가 3명의 노동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음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진상대책위는 서울의료원 경영 전반의 의혹에 대한 조사 및 감사, 진상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것에 대한 조사, 감사를 요구했다.  
또한 서울시 노동정책이 공공기관에서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을 제기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종합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진상대책위는 재발방지를 위해 ▲서울시의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 ▲서울의료원 인적 쇄신으로 경영진 징계 및 교체, 간호 관리자 인사처분 및 징계 ▲고인 예우 및 유가족과 동료 심리 치유 ▲간호부원장·상임감사제 도입 ▲간호인력 노동환경 개선 ▲직원 보호방안 마련 ▲서울시의 괴롭힘 방지 조례 제정 등을 권고했다.
진상대책위 조사 결과 발표 직후, 시민대책위는 ‘서울시, 진상대책위원회 권고안 수용 및 이행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양한웅 시민대책위 위원장은 “오늘 결과는 시민대책위의 결실”이라고 하면서 “김민기 병원장 즉각 사퇴! 서울시 이행위원회에 유가족과 시민대책위 포함!”을 요구했다.
발표 내내 눈물을 훔쳤던 유가족은 이날 “8개월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권고안이 나왔다. 우리의 시간은 1월에 멈췄고, 고통의 시간이었다. 이런 결과가 나오기까지 애써 주신 시민대책위와 진상대책위에 감사하다. 진상이 밝혀진 만큼 책임자 처벌 확실하게 이행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서울의료원에서 30년간 일한 황선이 간호사도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나도 부당발령을 받아 지방노동위원에 제소해서 지난 5월에 부당전보 판정을 받았다. 선배 간호사로서 서지윤 간호사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부끄럽다. 서울의료원이 환자 살리는 병원이지 직원 죽이는 병원이 돼서는 안 된다. 서울의료원이 공공의료기관으로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서울시가 관리·감독 제대로 해야 한다.”
조현희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는 ‘직장 내 괴롭힘 법’의 한계를 지적하며 “서울시가 법적 미비함을 보완해 조례를 만들어야 한다”, “서울시 사업장에서 더 이상 노동자가 죽거나 다치지 않게 권고안이 꼭 이행돼야 한다” 하고 말했다.
이 날 시민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권고안 이행 계획·감독 과정에 시민대책위를 참여시켜라”고 요구했다. 또 “서울의료원 김민기 병원장과 경영진, 서울시에 파견한 행정직원들은 모든 책임을 지고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상조사 결과가 이렇게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새서울의료원분회와 시민대책위가 김민기 병원장 전횡을 폭로하며 지속적으로 투쟁했기 때문이다. 연이은 노동자 사망에 분노한 노동자들이 6월부터 매주 중식집회를 했다. “김민기 퇴진!”을 외치면서 “인력충원, 노동조건 개선, 관리자교체”를 요구해 미화노동자들 노동조건이 개선되고 관리자가 교체됐다. 인력충원은 이사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의료원은 진상대책위의 권고를 신속히 이행해야 한다. 서울시는 이를 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