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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동자도 파업 중
GM의 희생 강요에 맞서 한·미 노동자 동시 파업

한국GM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고용 안정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재개했다. 노동자들은 추석 연휴 직전 사흘간 전면 파업을 한 데 이어, 지난 20일부터 부분 파업을 시작했다. 이번주 내내 6시간 파업을 할 계획이다.

한국GM 사측은 지금도 어김 없이 노동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회사가 어렵다며 임금 인상, 고용 안정, 분할 기업의 단협 체결 등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강경하게 밝혔다. 문재인 정부도 “파업 자제”를 촉구하며 사측의 편을 들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GM과 자동차 산업의 위기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 그런데도 노동자들은 지난 수년간 구조조정에 시달리며 끔찍한 고통을 겪었다.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3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3000억 원 가량의 임금·복리후생비가 삭감됐다.

사측은 결코 돈이 없는 게 아니다. 한국GM 사측은 한국 정부로부터 8100억 원의 막대한 재정을 지원 받았다. 글로벌GM은 세계 공장 곳곳에서 노동자들을 쥐어짠 결과 지난해에만 80억 원 달러(한화 약 9조 5000억 원)의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그 대가로 GM은 올해 상반기 한국GM 사측 임원과 관리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노동자들에게는 임금을 한 푼도 못 올려주겠다면서 말이다. 노동자들의 분노가 높은 이유이다.

고용불안도 노동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GM 부평 공장은 최근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었던 신차 물량(트랙스 후속 모델)을 배정 받았다. 그러나 기존의 구형 차종이 2022년에 단종되고 후속 신차 배정 계획이 없어서, 노동자들은 불투명한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다시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수년간 허리띠를 졸라 맸지만 사태는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희생 강요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한 불만 때문에 파업이 조직됐다. 한국GM에서 전면 파업이 벌어진 것은 2002년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경합시키기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자, 사측은 파업 장기화로 생산 차질이 계속되면 생산물량을 해외 공장으로 넘기겠다며 구조조정을 협박했다.

또, 미국 GM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선 상황에서 한국GM 노조가 파업을 중단하고 사측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상생의 힘”을 모은다면 신차 배정 등에서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노동자들과 한국 노동자들이 함께 투쟁하는 것을 이간질하고 방해하려는 수작이다.

본지가 몇 년 전에 이미 미국과 유럽 등의 경험을 들어 분석적으로 밝혔듯이, GM은 공장 폐쇄와 물량 이전 등을 협박해 세계 각지 공장 노동자들을 서로 경합시키며 바닥을 향한 양보 압박을 가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어떻게 GM은 세계 곳곳에서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해 왔는가?’, 김하영, 2017.12.7) 지금도 GM은 더러운 수법으로 노동자들을 이간질하고 임금·조건 악화를 받아들이라고 겁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GM 노동자들이 경험했듯이 노동자들의 양보와 희생은 고통을 끝내지도 못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해 주지도 않는다.

지금 한국과 미국의 GM 노동자들은 사측의 바람과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사측과 보수 언론의 비난과 달리, 두 나라의 노동자들이 동시에 파업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임금·조건과 고용을 지키는 데서 아주 효과적이다. 노동자 희생을 강요하는 GM 사측에 맞서 한·미 노동자들이 두 손 맞잡고 투쟁을 전진시켜 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