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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공기업 5사가 노후한 석탄 화력 발전소를 폐쇄하겠다는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정부가 2017년부터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일환이라며 유도해 온 방향이다. 

이에 따라 석탄 화력 발전소인 삼천포 1~4호기, 호남 1·2호기, 보령 1·2호기, 태안 1~4호기, 당진 1~4호기 등이 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고 폐쇄하거나 LNG 발전소로 전환할 예정이다. 문재인은 9월 23일 유엔총회에서도 이 사실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가 탄소 배출량 감축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정부는 노후 석탄 발전소 폐쇄와 동시에 대형 석탄 발전소 7기를 새로 짓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발전소들은 노후 발전소보다 1기 당 용량이 최대 8배까지 더 크다. 결국 더하고 빼면 2022년 화력 발전 용량은 지금에 견줘 줄어들긴커녕 늘어난다. 그에 따라 예상되는 미세먼지 배출 총량도 700여 톤 가까이 늘어난다.

민영화

더군다나 폐쇄되는 발전소는 모두 공기업(발전 자회사) 소유인 반면, 신규 발전소는 1기를 제외하면 모두 SK, 포스코, 삼성물산 등 재벌 대기업 소유의 민자 발전소다. 즉, 발전 민영화다. 그러나 환경 오염의 주범이 무엇보다 이윤 논리라는 점에서, 그것을 극대화하려는 발전 민영화는 환경 파괴에 일조할 것이다. 또, 재벌들이 배를 불리는 동안 가정용 전기 요금 인상 등 대중에게 그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미세먼지에 불만이 높았던 2017년 9월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발표할 때만 해도 신규 석탄 발전소 건설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고작 3달 뒤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그 약속을 뒤집었다. 박근혜 때 결정된 신규 발전소 건설을 지속하기로 한 것이다. 당시에 신규 7기 중 2기는 착공도 안 한 상태였는데 말이다. 

요컨대, 문재인 정부는 석탄 화력과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이기는커녕 발전 민영화 적폐를 계승하고 있다.

고용 불안

폐쇄·전환 예정인 석탄 발전소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에 직면했다. 정부는 폐쇄되는 석탄발전소의 노동자들의 고용을 타 기업으로 전환해 보장하겠다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공기업 소유의 발전소가 폐쇄되고 민간 발전소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동반될 가능성이 크다. 석탄 화력보다 LNG 화력에 필요한 최소 인력이 적기도 하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불법파견 판결에서 승소하고도 정규직이 되지 못해 해고로 내몰린 상황에서, 정부의 발전 노동자 ‘고용 보장’ 약속도 입발린 거짓말일 수 있다는 불안감은 당연하다.

외주·용역 노동자들이 느끼는 위협감은 더욱 크다. 실제로 2017년 7월 폐쇄된 서천 화력 발전소에서는 청소 용역 노동자 10여 명이 갑자기 일자리를 잃었다. 이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규직 전환이 예정된 상황이었는데 발전소 폐쇄와 함께 해고됐다.

제2의 김용균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이자 공공운수노조 한전산업개발발전본부 사무장인 이태성 씨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강행하려는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자회사 고용 방안은 더욱 문제라고 지적했다. “환경 오염 방지를 위해 화력 발전소들이 폐쇄된다. 에너지 전환 정책에는 동의한다. 그런데 자회사로 고용되면 향후 경영상의 이유로 자회사를 없애고 해고하면 끝이다. 자회사는 대안이 될 수 없다.”

한전이 5개 발전 자회사로 분할된 현 상황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 시작된 발전 민영화의 결과다. 잘개 쪼개서 사기업에 팔아 넘기기 좋게끔 하고 공기업 자회사끼리 경쟁하게 만들어 비용을 절감하려는 시도였다. 2002년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 등에 때때로 가로막히거나 속도가 늦춰지긴 했지만, 역대 정부들의 민영화 시도와 외주화 확대는 계속됐다. 노동자들의 처지는 악화됐고 비용 절감 논리가 더 철저하게 관철됐다.

고(故) 김용균 노동자를 끔찍한 죽음으로 몰고간 ‘위험의 외주화’는 이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다. 따라서 민간 화력 발전소 확대는 ‘김용균 사망 이전과 이후는 달라야 한다’는 노동자들의 절규를 무시하는 것이고, 제2의 김용균을 낳을 개악이자 문재인 정부의 또다른 촛불 배신이다.

미세먼지와 환경 오염에 진짜 책임이 있는 민간 자본가들에게는 화력 발전소 건설 기회를 제공해 돈벌이를 하게 하면서, 아무런 책임이 없는 화력 발전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에 떨게 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