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도로공사 본사 점거농성장 톨게이트 노동자들은 문재인의 실체를 드러내는 투쟁 선봉에 서 있다 ⓒ조승진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이 김천 도로공사를 점거한 지 벌써 3주차다.

도로공사는 “불법” 운운하며 점거를 비난하고 전기도 끊고, 기자 출입도 통제하며 노동자들을 고립시키려고 애쓴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가 모이고 있다. 9월 23일 김천 도로공사 본사에서 열린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는 농성장 침탈시 파업, 톨게이트 투쟁 연대 기금 1억 모금 등을 결정했다.

곧 투쟁에 연대하기 위한 시민사회 대책위도 출범할 예정이다.

“노사합의”?

도로공사는 여전히 막무가내다. 

9월 23일 도로공사는 대법원 판결 받은 300여 명에 대해 업무 배치를 위한 소집 절차를 강행했다. 300여 명과 나머지 투쟁 대열을 분열시키려는 수작이었다.

민주노총 소속 판결자들은 소집 절차에 집단적으로 거부했다. 아쉽게도 한국노총 톨게이트노조는 개인적으로 불이익을 감수하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절차에 응하는 것을 허용했다.

한편 이강훈 도로공사 부사장은 투쟁을 비난하는 글을 〈경향신문〉에 기고했다. 그는 자회사 처우를 자랑하며 수납원 자회사 전환은 ‘노사 및 전문가협의회’ 합의 사항이라고 정당화했다.

그런데 그 “합의” 내용은 수납업무의 자회사 전환, 자회사 거부자는 대법원 판결 후 직접고용하더라도 조무직(청소, 도로정비 등) 부여, 대법원 판결까지 한시적 기간제 채용이다. 9월 9일 이강래 사장이 발표한 기만적인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더구나 당시 민주노총이 합의를 거부했고 전문가위원들이 전원 퇴장했다. 한국노총 톨게이트노조 조합원들은 “합의”에 반발하며 서명에 동참한 당시 위원장을 탄핵했다.

무엇보다 “합의”의 결과로 만들어진 자회사의 실상이 드러났다. 

9월 18일 자회사 전환 노동자 일부는 인력부족과 그로 인한 노동강도 강화를 폭로했다. 1500명이 해고된 자리에 800명만 기간제로 채용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임금 인상도 사실상 인원 축소로 인한 연장근무 증가에 따른 것이라 비판했다. 또 도로공사가 자회사 전환시 약속한 임금 인상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폭로했다.

이런 증언은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요구와 투쟁이 완전히 정당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청와대와 을지로위원회의 “중재”

톨게이트 투쟁이 초점이 되자 청와대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9월 말 타결을 목표로 노사 간 대화를 집중 추진하겠다고 했다.

을지로위원회 소속 우원식 의원은 “워낙 복잡한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프레시안〉). 그만큼 노사 입장 차이가 큰 상황임을 보여 준다.

하지만 이들이 노동자들에게 만족스러운 안을 가져올지 의심스럽다. 그간 소위 당·정·청은 이강래를 비판하기는커녕 자회사 강행을 돕거나 방조했다.

최근에도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톨게이트 문제에 대한 정부 협의결과를 가져오겠다고 했지만, 조국 임명 이후 입을 싹 씻으며 뒤통수를 쳤다. 이강래는 민주당의 어떠한 견제나 비판도 받지 않고 국회의원 출마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도 정규직화 투쟁에서 노동자들에게 불만족스러운 안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예컨대 LG유플러스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투쟁에서 이들은 부분 자회사 방안을 중재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감스럽게도 최근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이 양보 압박에 가세했다. 그는 도로공사 본사를 찾아 한국노총 소속 요금수납원과 정규직 노조, 이강래 사장을 만난 후, 모두에게 한 발 물러서 타협하라고 촉구했다. 자기 조합원들이 몇 달째 투쟁하는데 지원도 않고 방관만 하더니, 이제 와서 사실상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도 양보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직접고용 정규직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사태의 원인 제공자인 청와대가 책임지고 1500명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

정규직 노조 지도부는 비정규직 투쟁 비난을 중단해야 한다

한국노총 한국도로공사 노동조합(정규직 노조)은 9월 28일 청와대 앞에서 민주노총 “불법점거” 규탄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정규직 동료들의 투쟁에 지지는 하지 못할 망정, 이 투쟁을 비난하며 사측에게나 이익이 될 일에 앞장 선 것이다. 

정규직 노조 지도부는 노사전협의회 “합의정신을 존중한다”면서 점거를 비난한다.(정규직 노조 지도부는 이 합의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서 봤듯이 그 “합의”는 결코 노동자들의 진정한 이익을 대변하지 못했다.

더구나 정규직들이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투쟁을 비난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정부와 도로공사에 맞서는 힘을 약화시킬 것이다. 정부와 사측이 정규직의 정당한 투쟁을 ‘기득권’ 지키기라며 매도하기도 쉬울 것이다.

한편, 어떤 사람들은 정규직 노조 지도부와 노동자 전체를 싸잡아 “귀족 노동자”라고 비난한다. 하지만 이는 객관적 진실이 아닐 뿐 아니라 무엇보다 전술적으로 현명한 대처가 아니다. 

정규직 노동자들을 싸잡아 비난하기보다 이들을 향해 투쟁의 정당성과 연대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그렇게 정규직 노조 지도부가 이끄는 비난 대열 내에 균열을 만들고 일부라도 투쟁 지지를 끌어내는 것이 이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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