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 ILO핵심협약비준 촉구 공동행동의 날 ⓒ이미진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관련 노동관계법 개정안이 10월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곧 국회에서 다뤄진다. 노동계가 “역행 입법”이라고 비판한 7월 31일 입법예고안 그대로다.

첫째, 이번 ILO 협약 비준의 핵심인 단결권조차 국제 노동기준에도 턱없이 못 미친다.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자성 보장, 간접고용 노동자의 원청 사용자성 인정, 사실상 허가제로 운영되는 노조 설립신고제 개선 등은 아예 빠져 있다.

둘째, 그나마 개선됐다고 하는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가입 인정도 매우 제한적이다. 해고자·실업자는 사업장 단위 노조의 임원·대의원이 될 수 없고, 사업장 출입도 제한된다.

공무원·교사의 노조 가입 대상에 해직자를 포함할 수 있게 했지만, 정작 정부가 당장 시행해야 마땅한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직권 취소 등은 전혀 언급도 없다. 공무원의 경우 특정 직무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노조 가입 대상에서 제외했다. 단결권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단체교섭과 쟁의권 보장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셋째, ILO 핵심협약 비준을 내세워 오히려 개악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사업장 점거를 일절 금지하고,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는 개악을 노린다. 현행법도 사업장 점거파업을 금지하고 있다. 이번에 정부는 한 발 더 나아가 사업장 내 일부 시설에 대한 점거 농성, 파업 집회 등까지 모조리 불법으로 금지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물론, ILO 협약 비준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는 자유한국당은 역겹다. 국회에서 비준안과 관련 입법안을 각각 다루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의 위원장이 모두 한국당 소속이라 더한층 개악될 가능성도 있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은 문재인 정부다. 정부는 얼마든지 전교조 합법화 등을 위한 행정조처를 즉각 시행하고, ILO 협약 ‘선 비준’을 추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것을 하지 않고, 도리어 이 문제를 경사노위로 가져가고 국회로 떠넘기면서 꾀죄죄한 기본권 보장을 대가로 개악 입법을 추진해 왔다. 사용자들의 편에 서 온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노동기본권과 노동조건 후퇴를 낳을 반(反)노동 사법 적폐를 늘리면서 사법개혁을 말하는 것은 위선이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의 위선을 폭로하면서 하반기 노동법 개악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투쟁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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