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압과 방해에도 6주 동안 놀라운 투지를 발휘한 GM 파업 노동자들과 지지자들 ⓒ출처 UAW Local 2250

10월 25일 미국GM 노동자들이 단협안 찬반 투표를 끝내고 9월 15일부터 6주 동안 이어진 파업을 마쳤다. 2007년 이후 12년 만의 전국적 파업이었다.

GM 노동자들은 2009년 경제 위기 당시 심각한 공격을 받은 이래 10년 동안 불안정에 시달려 왔다. 그런데 GM 사측은 막대한 순이익을 거두고도 임금 인상을 거부하고 공장 네 곳을 추가 폐쇄해 1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없애려 들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의 파업 열의가 높았고, 혹독한 탄압에도 투쟁을 이어 갔다. 연대도 확대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번 합의는 노동자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로 보기는 어려울 듯하다.(의미심장하게도, 10월 16일 노사 양측이 잠정 합의안을 채택하기 직전에,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GM 사측과 GM노조 상급단체인 전미금속노조(UAW) 지도부를 만났다.)

합의에 따르면, 폐쇄 예정 공장 4곳 중 오하이오주·메릴랜드주·미시건주 공장 세 곳은 폐쇄가 확정됐다. GM 사측은 공장 폐쇄로 구조조정 될 노동자 약 1만 5000명 중 최대 9000명 분의 일자리를 “재투자로 보전하거나 새로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런 자리들은 대개 몇 년 후에나 생길 예정이거나 다른 주(州)로 이사해야 얻을 수 있다. 그조차도 시급이 30퍼센트 가까이 삭감된 일자리일 가능성도 있다.

사측은 노동자들의 불만이 컸던 이중임금제를 폐지하겠다면서, 단협 적용 기간 안에 2티어 노동자들(전일제 계약직)의 임금과 고용 조건을 1티어 노동자들(전일제 정규직)과 똑같이 맞추겠다고 합의서에 남겼다. 그러나 퇴직금과 건강보험료 사측 부담금 수준은 여전히 다르고, 시간제 노동자들에 대한 보장율은 더 낮다.

합의에 따라 모든 노동자들의 임금이 소폭 인상되고, 파업 기간 임금도 보전될 듯하다. 그러나 불만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다.

찬반 투표한 조합원 중 57퍼센트만이 이번 합의에 찬성했는데, 청년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반대표 비율이 더 높았다. 이런 노동자들은 “패배한 것은 아니라고 [지도부는] 말하지만 얻은 것도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어려움

노동자들의 투지는 결코 작지 않았다. 매우 온건하고 종종 심각하게 부패하기로 국제적으로 악명 높은 노조 상층 관료들이 강력하게 통제하는 미국 노동운동 분위기에서, 지도부가 승인하기도 전에 현장 노동자들이 비공인 파업에 나섰던 것은 그들의 높은 투지를 보여 준 이례적 사건이었다.

이에 힘입어 조합원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례가 드물게 오래 파업을 지속해 왔지만, 장기간 ‘준법투쟁’을 고수하느라 파업 효과가 더디게 나타난 데다 사측도 강경히 버티는 상황에서 투지를 계속 유지하기 어려웠던 듯하다.

설상가상으로, UAW 지도부는 GM 파업을 서둘러 끝내려 애썼다. 파업 전부터 조합비 횡령과 사측의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로 미국 연방수사국 FBI의 수사를 받고 있는 UAW 지도부는 파업 기금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단협안 찬반 투표 기간이 긴 것을 이용해 찬성표가 많이 나온 지부의 투표 결과를 널리 선전해 아직 투표하지 않은 조합원들에게 찬성표를 압박했다.

이 때문에 적잖은 노동자들이 허탈해 하면서도 울며 겨자 먹기로 단협안에 찬성표를 던진 듯하다. 파업 노동자들의 분노를 적절히 고무하고 효과적인 전술을 제시할 노동운동 좌파의 부재가 아쉬운 대목이다.

퇴적물

아쉬운 단협 결과에도 GM 노동자들의 투쟁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미국 GM 노동자들의 투지에 다른 많은 노동자들이 영감을 얻었다. 파업 중에 이미 캐나다·멕시코 GM 노동자들이 동조 파업을 벌였고, 미국 운수·서비스·교원 등 여러 부문의 노동자들도 연대 투쟁에 동참했다.

GM 노동자들이 파업을 유지하며 단협안 찬반 투표를 하던 10월 셋째 주에도 다른 부문 노동자들이 줄줄이 파업에 나섰다. 시카교 교사들과 학교 노동자들이 공동 파업에 나섰다. GM 파업에 연대해 완성차 운송을 거부한 미국 운수노조 ‘팀스터즈’ 조합원들은 시카고 교사 파업에도 연대해 학교 배달을 거부했다. 같은 시기 미국 북동부·중서부·서해안 지역의 교사들도 파업에 나섰고(이 중에는 사상 최초로 파업한 곳도 있었다), 애리조나주 아사코 구리 광산 노동자들도 퇴직금·건강보험료 삭감에 항의해 파업했다. 

미국 인터넷 언론 〈인 디즈 타임스〉는 이 한 주에만 노동자 최소 8만 5000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고 추산했다. 미국 노동부는 2018년에 미국 노동자 48만 5000명이 파업해 32년 만에 파업 참가자 수가 최대라고 집계했는데, 단 한 주만에 그 6분의 1이 파업에 나선 것이다. 올해 미국 노동자들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수가 파업에 나섰다고 최종 집계될 듯하다.

투쟁의 경험이 적은 노동자들이 놀라운 투지를 발휘해 싸움에 나서 (단협 결과는 아쉽지만) 일정 정도 퇴적물을 남긴 듯하다. GM 파업에 참가했던 디트로이트 노동자 제시 켈리는 파업 후 한 언론에 이렇게 인터뷰했다. “이전에 사람들은 노조라고 하면 조합비만 걷어 가고 사기나 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우리가 파업에 나서자 보는 눈이 달라졌어요.”

바라건대 GM 파업이 흘낏 보여 준 미국 노동자들의 잠재력이 더 피어나,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힘을 깨닫고 다음 투쟁에서는 더 강력하게 힘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미국 좌파들이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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