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9월 “생산기술직 육성체계” 계획을 내고, 최근 일부 부서에서 실행하기 시작했다. 이 계획의 요지는 생산직 노동자들의 직무 능력과 업무 성과를 평가해 포상금을 차등 지급하고 승진에도 차별을 두는 것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사측은 노동자들의 직무별 기술을 표준화해 노동자들의 기술별 숙련도와 “생산성”을 평가한다. 그 맹점에 대해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회사는 노동자가 빨리 많은 일을 하길 원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대충 일하게 되어 결과가 나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꼼꼼히 작업하려면 천천히 일해야 합니다. 게다가 노동자들의 컨디션이 날마다 다르고, 요즘은 회사에 불만이 많아 태업도 많습니다. 이런 걸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죠.”

사측은 이것이 노동자들의 숙련도 향상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포장하지만, 노동자들에게 나쁜 효과를 낼 게 뻔하다. 

노동자 줄세우기

첫째, 노동자들은 생산성 압박을 더욱 강하게 받을 것이다. 현장 관리자의 일상적인 평가 속에서 노동자들은 더 빨리 더 완벽하게 일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것이다. 평가 항목에 사고 건수도 포함되므로 노동자 스스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산재를 은폐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수도 있다.

게다가 사측은 “다기능 습득”을 강조하고 있다. 이 말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원래 직무와 상관 없는 기술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업 위기가 지속되면서 일감의 양이 유동적이게 되자 전환배치를 효과적으로 하겠다는 심산이다.

실제로 이미 사측은 일감이 바닥난 해양사업부에서 이런 일을 추진했다. 해양사업부의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배 구조물에 전기 시설을 설치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원래 이들은 자기 일이 끝나면 대기합니다. 회사는 이들을 ‘잉여 인력’이라고 여깁니다. 그래서 이 노동자들은 지금 자기 업무와 아무 상관 없는 용접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둘째, 생산기술직 육성체계의 일환인 직무별 ‘기술 표준화’는 기본급 차등 책정에 활용될 수 있다. 이미 이 제도는 임금 차별을 포함하고 있다. 평가에 따라 승진과 보상금에 차별을 두기 때문이다. 이 제도가 안착되면 임금의 다른 부분들(성과금이나 상여금 등)로도 차별이 확대될 수 있다. 또 정부의 직무급제가 호봉제 폐지를 노리고 있듯이, 사측도 이를 노릴 수 있다.

이것은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투쟁으로 쟁취한 것을 다시 빼앗으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1987년 투쟁으로 전사원 호봉제를 쟁취했고 상여금 차등제를 폐지했다.

셋째, 임금 차별은 노동자들을 줄 세워 경쟁을 강화하고 분열시킬 수 있다. 사측은 높은 등급의 노동자들에게 좋은 대우를 약속해 노동자들이 각자 살 길을 찾도록 하려 한다. 비열하게도 수년간 지속된 조선업 구조조정 속에서 팍팍해진 고용 불안 심리를 파고드는 것이다. 노동자들은 잦은 교육과 일상적인 평가에 시달리며, 평가 권한을 갖고 있는 현장 관리자들의 눈치를 더 보게 될 수 있다.

사측이 압박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지속되는 조선업 위기가 있다. 특히,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줄어 8월 기준 현대중공업의 수주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40.5퍼센트나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더욱 전가하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문재인 정부는 친기업 행보를 강화하고 노동개악을 추진하면서 사측의 공격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처럼 생산기술직 육성체계는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격이다. 그래서 투쟁이 중요하다. 기층 활동가들이 생산기술직 육성체계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