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303호를 제작중인 10월 30일, 노동자 대중의 대규모 항쟁에 밀린 칠레 대통령 세바스티안 피녜라는 11월 16~17일 칠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취소했다. 강력한 운동이 세계 지배자들에게 통쾌하게 한 방 먹인 것이다. 개비 소프가 이 고무적 항쟁의 소식을 전한다.


“우리의 분노는 수십 페소가 아니라 수십 년 고통 때문이다” ⓒ출처 Susana Hidalgo

10월 25일 100만 명 넘는 사람들이 칠레 수도 산티아고 거리를 휩쓸었다. [칠레 인구는 2000만 명이 채 안 된다.]

시위대는 대통령 세바스티안 피녜라 퇴진과 [독재자 피노체트의 유산인] 헌법을 새로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전까지의 시위에 밀린 피녜라는 내각을 전원 경질해야 했고, 이제는 “[대중의]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정부를 새로 구성하겠다고 한다.

피녜라는 이번 시위로 “희망찬 미래로 가는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녜라는 실질적 변화를 위한 계획을 일절 제시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위에 나선 칠레인들은 멈추지 않을 기세다.

칠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칠레인 80퍼센트가 피녜라의 개혁이 불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10월 17일 지하철 요금 인상에 맞서 시위가 분출하자, 피녜라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항쟁이 커지면서 피녜라 정부는 요금 인상 계획을 철회해야 했다.

그러나 시위는 이미 광범한 요구들을 내세우고 있었고, 혹심한 탄압에 직면했다.

군경이 시위대에 최루가스를 살포하며 시위를 공격했다. 최소 470명이 총에 맞았고, 칠레 전역에서 시위 참가자 19명이 죽었다. 

죽음

그중 다섯 명은 군경의 진압 과정에서 살해됐음이 확실히 밝혀졌다. 부상자 수는 [여지껏 밝혀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을 수 있다.

칠레의료인협회 회장 이즈키아 시체스는 이렇게 말했다. “부상자 수가 터무니없이 적게 집계됐습니다. 피해자들은 기본권 침해 사실을 신고할 마땅한 수단조차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체스는 [정부가] 부상자 수를 [은폐하지 말고] 전부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10월 29일 유엔 인권조사단이 칠레를 방문해 폭력적 시위 진압에 관해 조사할 예정이다.

칠레의 혁명적 사회주의자[이고 1970년대 초 칠레의 혁명적 시기를 몸소 체험했던] 마리오 나인은 10월 26일 런던에서 한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 칠레에서는 봉기라고 부를 만한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압도 다수 대중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자, 대통령 세바스티안 피녜라는 탱크와 군대를 거리에 풀어 엘리트의 특권을 수호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참을 만큼 참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운동은 교통비 인상 반대를 훨씬 뛰어넘는 것입니다.

“연금 생활자들이 받는 연금은 월 7만 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것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생필품 물가는 천문학적 수준으로 치솟았고 그 결과 사람들은 빚의 수렁에 빠져 듭니다.

“두 달 전에 칠레에서는 교사들과 슈퍼마켓 노동자들이 대규모 파업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그 파업이 이번 항쟁을 [직접] 촉발시키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후 청년들이 지하철 요금 인상에 맞서 투쟁하면서 항쟁의 불을 지폈습니다.

“칠레에는 변화의 희망이 가득합니다만, 그 희망을 최대로 실현하려면 혁명적 조직이 필요합니다. 기성 좌파 조직을 믿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그저 특정 정치인 한 명을 반대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자본주의 국가 체제 자체에 도전하는 것으로 나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