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신생 전철 민간위탁 안전과 노동조건은 뒷전. 10월 29일 서해선지부 파업 출정식 ⓒ강철구

공공운수노조 서해선지부 소속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 대폭 인상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10월 29일 파업에 돌입했다.

서해선은 부천 소사역에서 안산 원시역까지 수도권 서남부 지역을 운행하기 위해 지난해에 개통한 신생 전철 노선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경비 절감을 우선하면서 새로 확충되는 전철 노선의 운영을 다단계 위탁으로 떠넘기는 기형적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서해선 역무 관리와 시설물 유지보수 업무를 하는 이 노동자들은 서울교통공사가 100퍼센트 출자한 자회사인 소사원시운영㈜에 소속돼 있다. 국토교통부가 20년간 운영권을 이레일에 넘겼고, 이레일이 서울교통공사 자회사인 소사원시운영㈜에 재위탁했다. 차량 정비와 열차 운행은 한국철도공사가, 역무 관리 및 유지 보수는 소사원시운영㈜이 따로 맡고 있다. 

정부가 시민의 발을 책임지는 전철의 운영권을 돈벌이에 혈안이 된 민간기업에 떠넘기는 바람에 시민의 안전은 뒷전이고 노동자들은 열악한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서해선 노동자들의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이고 인력 부족으로 살인적 노동강도에 시달린다.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1km당 50명의 인력으로 운영되는데, 서해선은 고작 6명에 불과하다.

이런 조건 때문에 지난 1년간 이직률이 무려 30퍼센트가 넘는다. 퇴직자가 생겨도 사측은 곧바로 인력 충원을 하지 않는다. 결국 남은 노동자들은 휴게시간에도 근무를 해야 하고 야간근무에도 시달리고 있다. “기계팀 6명이 승강기, 소방, 위생, 환기, 냉난방, 열공조 6가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한 명이 어떻게 12개 역사에 존재하는 6개 업무를 관장할 수 있는가?”(10월 29일 파업출정식 투쟁결의문)

노동자들은 휴게시간도 없어 역사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일한다고 한다.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3년 전 구의역에서 사망한 김군이 생각난다. 노동자들은 사측이 안전에는 관심도 없다고 주장한다.

소사원시운영㈜는 이렇게 노동자들을 쥐어짜 32억 원의 단기순이익을 남겼다. 그런데도 회사는 겨우 3.2퍼센트 임금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내년에도 최저임금 수준에 만족하라는 것이다.

“올해 1만 원 인상됐는데, 최저임금을 겨우 맞춘 수준이다. 편의점 알바생만큼 월급을 주고 있다. 사측의 임금 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역무 최선우 대의원)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뿐 아니라 10년 경력자나 1년 경력자나 같은 임금을 받는 임금체계를 개선하라고 요구한다. 또, 사측이 노조와 합의 없이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면서 체불한 연장근로 수당을 지급하라고 요구한다. 

노동자들의 주장처럼, 자회사 노동조건의 실질적 결정권이 있는 원청 서울교통공사가 책임져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서울교통공사가 자회사를 늘려 서비스의 질과 노동조건을 하락시킨 데 책임이 있다. 

노동조건 개선은 서비스 질 개선과도 직결될 수밖에 없다. 올해 2월 노조를 만들고 투쟁에 나선 서해선 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