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혁명적 사회주의자 람치렁이 현재 홍콩 대중 운동의 상황에 대해 〈노동자 연대〉에 기고했다.


홍콩의 송환법 반대 운동은 6월에 분출했고 거의 반년이 되도록 계속 몰아치고 있습니다. 이 운동은 홍콩 행정장관 캐리 람이 중국공산당 정부에 거슬리는 홍콩 내 ‘불순분자’들을 중국 본토로 연행·송환하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서둘러 통과시키려 하면서 촉발됐습니다. 송환법은 민주적 권리를 요구하거나 중국공산당에 반기를 든 홍콩 기반 활동가 등을 겨냥한 것입니다. 캐리 람은 법 추진을 유예하겠다고 6월 중순 선언했지만 운동은 멈추지 않고 계속 압력을 키웠습니다. 지금까지 100만 명 넘게 참가한 시위가 3번 벌어졌고 8월 초에는 비교적 성공적인 정치 파업도 있었습니다. 현재 운동의 세 가지 주요 특징으로 청년층의 광범한 참가, 대중의 폭넓은 지지, 지난 5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정치 파업을 꼽을 수 있습니다.

8월에 본지가 공동주최한 맑시즘2019에서 영상을 통해 발제를 하고 있는 람치렁 ⓒ조승진

운동 안에는 미국의 홍콩 정부 제재에 기대를 거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 경향은 한때 우크라이나의 이른바 색깔 혁명[서방 제국주의에 친화적인 정부를 구성하려 했다]을 모방하려 했고 카탈루냐 독립을 지지하기도 했습니다.(그들 중 일부는 이것이 [카탈루냐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 유럽연합과 미국을 불쾌하게 만들까 봐 이에 반대하지만 말입니다.) 이처럼 홍콩 대중 운동 안에는 정치적 혼란, 모순, 실용주의적 태도가 있습니다.

홍콩의 송환법 반대 운동은 진공 속에서 터져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프랑스, 이란, 에콰도르, 카탈루냐에서 대규모 대중 운동이 터져 나왔고 최근 칠레도 그렇습니다. 일각에서는 “개발도상국들의 봄”이라며 2011년 “아랍의 봄”과 비교하기도 합니다. 비록 각국의 운동을 촉발한 계기는 다르고 투쟁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이 운동들이 사회 불평등과 정치적 탄압에 대한 대중적 분노라는 점에서 일치한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홍콩의 송환법 반대 운동도 예외가 아닙니다. 홍콩과 베이징의 지배계급도 빈부격차가 엄청나고 기성 질서에 대해 대중, 특히 청년들의 불만이 크다고 자각하고 있습니다. 운동이 반년 넘도록 지속되고 주류 언론 설문에서도 청년 시위대에 대한 지지가 높은 데는 이런 교착 상태를 해소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 주되게 작용합니다. 송환법은 기폭제였을 뿐이고 신자유주의 정책, 금융·부동산 자본가들의 착취적 행태, 부자만을 바라보는 정부에 대해 켜켜이 쌓인 불만이 대중 투쟁의 진정한 이유입니다.

우리는 송환법 반대 운동의 주된 요구들을 지지하는데, 법 철회만이 아니라 진정한 보통선거에 의한 대표 선출 요구를 지지합니다. 나아가 우리는 경제와 사회를 전반적이고 반자본주의적으로 전환할 필요를 강조해야 합니다. 독점자본이 사회와 경제를 통제하는 한, 보통선거권은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닌 형식적 민주주의만 낳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는 노동자들이 진정으로 해방되지 못합니다.

11월 12일 홍콩중문대학에서 학생들이 학내에 난입한 경찰과 대치를 하고 있다 ⓒ출처 twreporter

홍콩 운동이 수개월 동안 지속되는 것은 중국의 관료주의적 자본주의의 약점도 들춰냅니다. 중국공산당은 홍콩과 중국 본토 대중을 일시적으로는 갈라놓고 그 둘이 투쟁에서 단결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티베트와 신장의 반란이 그랬듯이 홍콩 반란을 완전히 억누를 수 없습니다. 중국의 “굴기”도, “중국 모델”도 관료주의적 자본주의가 사회적·정치적 위기에 처하는 것을 막지 못하고, 중국 내 자유주의자 다수의 바람과 달리 혁명을 불필요한 것으로 만들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강도 높은 탄압은 결국엔 터져 나올 위기를 더 키울 뿐입니다.

비록 홍콩에서는 오랫동안 혁명적 사회주의 세력이 미약했지만 지금의 대중 운동에 개입해야 합니다. 우리는 대중의 약점, 모순, 안일함, 그들이 가진 환상을 우선 이해하면서도 인내심을 갖고 그들을 인도해야 합니다. 우리 머릿속의 도식에 대중을 맞추려 하고 거기에 맞지 않는다고 등을 돌려서도 안 되고, 대중의 꽁무니를 좇으며 중심 없이 끌려다녀도 안 됩니다. 사회주의자들은 특히 노동자와 학생들이 스스로 조직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운동의 탈중심성을 미화하는 주장에 반대해야 합니다. 둘째로는 대중의 논쟁에 참여해 사회주의 전망을 제시하고, 극우 “홍콩 본토주의자”[홍콩의 분리 독립까지 주장하는 경향]와 그들의 반중·친서방 지향을 강하게 비판해야 합니다. 홍콩인들은 우리가 투쟁 속에서 단결할 수 있다고 중국 본토 사람들을 설득할 때에만 중국공산당의 관료주의를 타도할 수 있고 홍콩과 중국인들 모두 진정한 민주주의와 평등을 쟁취할 수 있습니다.

국제주의적이고 반자본주의적 연대를 위해!

2019년 11월 9일


2019년 11월 15일 현재 기사 일부를 편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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