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영리화 정책들이 연말 국회 통과를 예고하고 있다. 노동개악과 마찬가지로 기업주들에게 돈벌이 기회를 주려는 데서 여야 사이에 이견은 없어 보인다. 그것이 노동자들의 삶을 파괴하고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개의치 않는다. 

· 개인정보보호법 개악안은 11월 14일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법안은 건강보험공단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환자의 의료 정보를 민간 보험사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험사들이 의료 정보를 원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보험료 책정이나 보험금 지급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함이다. 지금도 민간보험이 가입자들에게 돌려주는 돈은 낸 돈에 비해 한참 적은데 이런 정보까지 갖게 되면 가입자들에게 불리할 것은 뻔하다. 예컨대 특정 질병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가입을 거절하고, 보험금 지급도 회피하려 할 것이다.

보험사들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효과를 믿기 어려운 각종 상품 개발에 이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병원이 직접 이런 기업을 만들어 병원 내에서 상품을 판매하면 환자와 보호자들은 이를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다. 

· 보험업법 개악안은 11월 19일 정무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이 법안은 환자들이 보험금을 청구할 때 제출하는 서류를 병원이 데이터 형태로 보험사에 직접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환자들의 불편을 일부 개선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과 마찬가지로 보험사들이 전송받은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어 보험사들의 이윤 증대를 위해 활용될 여지가 크다. 그 이윤은 환자들의 보험료에서 얻는 것인 만큼 보험 가입자들과 환자들에게는 불리한 일이 되기 쉽다. 정말로 편의를 위한 조처라면 보험사들이 정보를 추가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강력한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그런데 현재 국회에 상정된 법안들은 이를 금융위원회나(고용진 의원 안) 대통령령에(전재수 의원 안) 위임해 사실상 규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뒀다.

· 보건의료기술진흥법 개악안도 이번 달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법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던 병원 영리자회사 설립과 흡사하다. 병원들이 주식회사인 기술지주회사와 영리회사인 자회사를 설립해 이 자회사가 외부 투자를 받고 이익 배당을 하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이런 자회사는 의료진이 운영할 수도 있다. 그러면 의사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수익에 매달리게 될 것이다. 임상시험의 남용 등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다. 과잉진료도 지금보다 늘어날 수 있고, 그만큼 의료비도 오를 것이다. 2007년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런 영리자회사 설립이 “영리의료법인 허용의 전 단계”라고 쓴 바 있다. 

· ‘규제자유특구’ 7곳이 12일에 추가로 지정됐다. 규제자유특구는 박근혜가 추진하던 규제프리존을 이름만 바꾼 것으로, 안전 규제를 대폭 완화해 ‘시험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문재인은 대선 당시 이 법을 지지한 안철수 측을 향해 ‘적폐 계승 세력’이라고 비판해 놓고, 이제는 자신이 추진하고 있다. 이날 지정된 특구 중 대전이 바이오메디컬 특구로 지정됐다. 특구 지정을 신청한 대전시는 체외진단기기 개발을 위해 신의료기술평가 관련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진단기기의 정확성을 평가하는 것은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이 역시 안전을 해칠 수 있는 개악이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11월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의료 영리화 추진을 규탄했다. “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인정보 민영화와 병원 영리화, 의료기기·의약품 안전규제 완화는 박근혜 정부 의료민영화와 다를 바 없이 그야말로 내용이 똑같다. ‘창조경제’ 대신에 ‘혁신성장’이라는 이름표를 붙였다는 것뿐이다.”

의료 영리화 법안들은 모두 폐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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