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홍콩 항쟁 연대 활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우선 대학가 분위기가 두드러진다. 최근 서울 대학 여러 곳에서 학생들이 홍콩 항쟁 지지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데, 이것이 행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 등에서는 노동자연대 학생그룹의 홍콩 항쟁 지지 대자보를 일부 중국인 유학생들이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양대 등에선 정의당 학생들의 대자보도 훼손됐다. 일부에선 대치도 했다.

그러나 언론들이 대자보 훼손에 주목하면서 오히려 한국인 학생들의 홍콩 항쟁 지지 활동이 알려지고, 지지 여론도 결집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인 학생들의 홍콩 항쟁 연대 홍보전은 대학마다 호응이 커졌고, 지지 활동에 고무된 홍콩 유학생들은 물론이고 일부 중국인 유학생들도 이를 지지하며 힘을 보탰다.

그중 가장 집중적으로 화제가 된 서울 고려대학교에서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이 11월 13일에 연 포럼 ‘홍콩 민주항쟁 왜 지지해야 하는가’에는 200여 명이 몰렸다. 포럼이 끝난 직후에는 즉석 지지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이 대자보 훼손과 방해에 굴하지 않고 항쟁 지지를 굳건히 한 것이 지지 분위기의 구심을 형성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11월 19일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노동자연대 학생그룹을 비롯한 학생·청년 단체들이 공동으로 중국 대사관 앞에서 홍콩 항쟁 연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찰의 방해에도 참가자들은 오히려 명동 일대를 행진하며 시진핑 정부의 폭력 진압을 폭로하고 규탄했다.

명동에 울려 퍼진 “홍콩 항쟁지지”  11월 19일 학생ㆍ청년들이 중국대사관 앞 항의 기자회견을 마치고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조승진

보건의료노조, “연대 담아 지지”

제국주의(미·중) 간 진영논리가 강해서 그동안 진보와 좌파에서 (노동자연대를 제외하면) 항쟁 지지 목소리를 찾기 힘들었다. 그러나 진영논리의 착각과 달리 서방 강대국들은 홍콩 항쟁을 지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노동계급 조직들이 노동계급과 피억압 대중의 국제 연대 정신에서 아래로부터의 민중 투쟁을 지지하고 중국의 가짜 ‘사회주의’에 항의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정치의식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반갑게도, 11월 18일 노동조합에서는 처음으로 민주노총 소속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홍콩 시위대의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나가고자 하는 모습에 경의”를 표하며 “한국정부와 정치권[이] …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 홍콩 시민들에게 연대의 뜻을 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0월 25일에는 광주의 19곳 단체가 광주 중국총영사관 앞에서 시진핑 정부의 폭력 진압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1980년 광주의 유혈낭자한 국가 폭력을 생생히 기억하는 광주 활동가들은 홍콩 시위대에 큰 일체감을 보이며 “강력한 연대”를 표했다. 이 자리에서 정의당 광주시당 나경채 위원장은 “광주시민들의 홍콩 민주화 투쟁 지지 기자회견이 전국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희망을 드러냈다.

진보 정당들의 입장

박창진 정의당 국민의노동조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직접 홍콩에 지지 연대 방문을 다녀왔다. 그는 대한항공 사무장 출신으로 ‘땅콩 회항’ 사건과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만행을 알린 장본인이다.

그런데 그는 홍콩 방문 소식을 〈오마이뉴스〉에 기고하면서, 당직자로서 홍콩 지지 방문에 정의당의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당내 직책을 맡은 상황에서 저의 행보가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음에도, 개인적으로나마 홍콩 시위에 연대의 의사를 표명하도록 양해해 준 정의당에 감사하다.” 이는 정의당 지도부가 당내 활동가들과 달리 “국제사회 외교관계를 고려”해 시위 지지를 회피해 왔음을 보여 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1월 19일 페이스북에서 홍콩 항쟁을 “자치권 보장 시위”로 규정하면서 “중국 정부가 이미 약속한 바에 따라 홍콩 시민들의 삶을 자치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원내 정당 대표 중 처음으로 시진핑 정부와 홍콩 당국에 무력적 시위 진압 중단을 촉구하며(“홍콩 사태의 평화적 해결”) 시위에 지지를 밝힌 것이다.  

11월 20일에는 홍콩 항쟁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던 민중당은 인권위원회 명의로 시진핑 정부의 폭력 진압에 반대하는 입장을 냈다. 아직 운동에 대한 분명한 지지 표명은 유보했다.  

종합하면, 최근 대학가를 중심으로 홍콩 항쟁 연대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한국에서(특히 청년세대) 홍콩 항쟁에 대한 지지 정서가 광범하다는 것이 거듭 확인되고 있다. 진보 정당에서도 청년 쪽이 먼저 지지 목소리를 낸 것이 우연이 아닐 것이다. 조국 논란 때와 달리 이번에는 청년들의 정서가 각 정당들의 공식 입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에서의 지지 활동 소식

11월 18일 이화여대에서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회원들과 홍콩 유학생들이 홍콩 항쟁 지지 홍보전을 열었다. 이 홍보전에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이대분회 소속 청소·경비·시설 비정규직 노동자 10여 명도 참가했다. 이화여대 정문은 중국인 관광객 방문이 매우 많은 곳이다.

같은 날 신촌 연세대에서도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학생들’, 노동자연대 연세대모임,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등과 유학생들이 기자회견과 학내 행진을 벌였다. 홍콩 시민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려고 설치된 ‘레논벽’은 지지 글들로 가득찼다. 연세대 학생들은 11월 20일부터 학내 홍보전을 시작했다. 

서울시립대에서는 청소노동자들의 지지 덕분에 학생들이 학내에 홍콩 항쟁 지지 팻말을 부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밖에도 한양대, 세종대, 동국대, 서울대에서는 정의당 청년당원 모임 ‘모멘텀’ 회원들이 홍콩 항쟁을 지지하며 일각의 대자보 훼손에도 항의하고 있다.

한국외대에서는 학교 당국이 대자보를 무단 철거하고 홍콩 관련 입장 표명을 금지했다. 애초 지지 대자보를 일부 중국인 유학생이 훼손한 것이므로 양측 다 입장을 내지 말라는 것은 그 자체로 비민주적 행위일 뿐 아니라, 사실상 시진핑 정부를 편드는 행위다. 11월 21일 학내 학생 단체들이 모여 학교 당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항의를 시작한다.

전남대에서는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학생이 항쟁 지지 활동을 시작했고, 덕성여대와 인하대에서는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회원들이 대자보 부착에 이어 학내에서 항쟁 지지를 모으고 있다.

11월 23일 서울시청 광장 인근에서는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한 대학생·청년 긴급행동’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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