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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구의회 선거에서 친정부 세력 참패!
항쟁은 계속될 것이다

11월 24일 홍콩 구의회 선거에서 친정부 세력이 사상 최악의 참패를 당했다. 총 431석(그 밖에 27석은 자동선출)이 걸린 이번 선거에서 야당 세력인 범민주파 정당들이 340석 이상을 차지했다(홍콩 현지시각 오후 12시 현재). 구의회 18곳 중 17곳에서 범민주파 정당들이 과반을 차지했다. 모두 지금까지 친정부 정당들이 지배하던 곳들이다.

친정부 정당들은 구의회 의석의 70퍼센트가량을 장악해 왔는데, 이번에는 야당들이 열세를 완전히 뒤집고 승리했다. 친정부 정당들은 자신들의 텃밭이라고 일컬어진 구의회들에서도 궤멸에 가까운 성적에 그쳤다.

이번에 낙선한 친정부 의원 중에는 주니어스 호라는 자가 있다. 주니어스 호는 입법회 의원이자, 홍콩 항쟁을 맹비난해 온 자로 악명 높았다. 무엇보다, 7월 21일 전철역에서 벌어진 깡패들의 시위대·시민 무차별 습격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아 왔다. 그런 자의 낙선은 정말 통쾌한 일이다.

홍콩노총에 기반한 공당(노동당)을 비롯한 범민주파 내 온건진보 정당들도 모두 의석이 늘었다.

분노 표출

올해 구의회 선거는 홍콩 항쟁이 6개월째 지속되는 와중에 치러졌다. 구의회의 권한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이번 선거가 홍콩 민심을 보여 주는 계기로 관심을 받은 까닭이다. 이번 선거 투표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많은 홍콩 유학생들이 투표하려고 귀국하기도 했다.

투표 결과로 시진핑 중앙정부와 캐리 람 정부에 대한 분노가 엄청나다는 것이 드러났다. 시진핑과 캐리 람은 혹독하게 운동을 탄압했지만 정치적으로 패배하고 있는 것이다.

캐리 람 정부는 대중 저항에 밀려 송환법을 철회했지만, 홍콩 항쟁의 나머지 요구들을 수용할 수 없다고 계속 버텨 왔다. 그리고 중앙정부의 지원 속에 항쟁을 혹독하게 탄압했다.

최근에는 시진핑이 직접 나서서 항쟁을 끝내라며 강경 탄압을 지시했다. 그 직후이자 구의회 선거가 열리기 직전에 홍콩 경찰은 중문대, 이공대 등 대학들에 진입해 학생들을 공격했다. 홍콩 유권자들은 정부가 학생들을 어떻게 짓밟고 끌고 가는지를 두 눈으로 보고 투표장으로 향했던 것이다.

이로써 홍콩 대중 압도 다수가 항쟁을 지지하고 송환법 철회 이상의 진정한 사회 변화를 바라고 있음도 새삼 확인됐다. 홍콩에서 캐리 람 정부와 친정부 정치세력들은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시진핑·캐리람 정부는 다시 반격을 꾀할 것이다. 선거 결과를 보고 유화적 제스처를 취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당분간일 것이다.

대중의 분노와 불만도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선거로 홍콩 지배자들이 평범한 사람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 새삼 확인됐다. 선거 이후에 머지않아 대규모 투쟁이 다시 시작될 공산이 크다. 이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것이다.

학생과 노동자

지금까지 홍콩 학생들은 수개월 동안 놀라운 전투성을 보여 줬다. 투쟁이 분출하는 속도와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보여 주는 투지는 학생운동이 갖는 강점의 하나다. 그리고 이것이 사회의 나머지 천대받는 집단들(특히,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도록 자극한다. 1968년 프랑스에서도 바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올해 홍콩에서도 8월 5일에 노동자들이 청년·학생들의 지지 속에 파업을 벌였다.

하지만 학생들의 전투적 거리 저항만으로는 정부의 혹독한 탄압과 반격에 맞서 투쟁을 장기간 지속하며 정부를 결정적으로 물러서게 하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홍콩 학생들은 출근길 도로 점거 등으로 투쟁 수위를 끌어올리려 했지만, 더 효과적인 방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노동자들의 저항이 중요하다. 거리와 작업장에서 노동자들의 지속적이고 집단적인 저항이 조직돼야 한다. 자본가들의 이윤에 타격을 가할 수 있는 힘이 중국 정부를 물러서게 할 수 있다. 학생들의 투쟁과 노동자 파업이 결합될 때 항쟁이 더 전진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지향을 일관되게 추구하는 혁명적 좌파의 구실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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