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생들이 현실에 대한 명쾌한 분석과 올바른 해결책을 갈구한다. 민주노동당 서울지역 학생위원회가 월간으로 발행하는 잡지 《열린 주장과 대안》은 민주노동당 학생 당원들의 경험을 일반화한 내용뿐 아니라, 사회의 다양한 쟁점들과 기본 이론에 대한 주장과 분석을 다루고 있다. 《열린 주장과 대안》은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와 ‘답’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열린 주장과 대안》은 한 달에 약 1천 부 이상 팔리는데, 이것은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현실 쟁점에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왜 꼼꼼히 읽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열린 주장과 대안》을 구입한 뒤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글부터 읽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관심 있는 글 몇 개만 읽고 잡지를 방 한 쪽 구석에 던져둔다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의 고민은 다양한 문제들로 얽혀 있고 그 문제들 사이에는 여러 연관이 있다. 예를 들어, 통일운동에 관심 있는 사람은 동시에 노동자 투쟁의 승리를 바라는 사람이고, 경찰의 폭력에도 분노하고, 학생회 활동가들을 연행해 가는 것에도 반대하는 사람일 수 있다.

한 개인이 갖는 문제 의식은 다른 사람들의 고민과도 떨어져 있지 않다. 등록금 인상에 불만이 있는 학생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자 사이에는 별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부모가 주는 돈으로 등록금을 내고 있고 그 가운데 가장이 노동자인 가정의 자녀라면 등록금이 부모의 쥐꼬리 만한 월급만으로는 해결하기 참 힘들다는 걸 안다. 이 예는 학생과 노동자들의 일부 쟁점 사이의 상관 관계를 보여 준다.

따라서 우리 주변의 다양한 상황들을 이해하고 그것을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는 관점과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열린 주장과 대안》은 이를 위한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열린 주장과 대안》을 꼼꼼히 읽는 게 중요하다. 모든 글을 다 읽는 것도 중요할 뿐 아니라, 글의 논리 전개 방식과 관점이 어떠한지, 세부적인 사례들은 어떠한지, 그리고 고딕체로 강조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무슨 차이인지, 왜 이 단어를 안 쓰고 저 단어를 썼는지 등등에 관해서 고민하면서 읽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읽기에만 그치지 않고 토론하기

글을 읽는다는 것은 그 동안 품어왔던 자기 생각에 새로운 자극을 준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배우는 행위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게 된다면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다양한 이견이 존재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아무리 그릇된 주장을 하더라도 서로 설득하는 과정에서 배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김대중이 진정한 평화 통일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김대중은 ‘햇볕정책’을 통해 평화를 추구하는 통일 대통령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이 두 가지 주장은 토론이 돼야만 어떤 주장이 합리적이고 타당한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상대방 주장에서 자기 주장의 약점과 강점을 발견하게 된다.

《열린 주장과 대안》 자체가 토론과 논쟁의 장이 돼야 한다. 한 가지 쟁점에 관해 서로 다른 의견이 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열린 주장과 대안》 1호에 실린 “등록금 투쟁 어떻게 승리할 수 있는가”라는 글에서 아쉬웠던 점이 2호의 독자 편지란을 통해 지적됐던 사례를 보자. 의견이 다른 주장이나 보완하면 좋은 주장들이 제기됨으로써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이 분명해지도록 만들어 주었다.

또한 토론하는 과정에서 나는 동의하고 있지만 근거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주장에 대해, 다른 사람의 주장을 듣고 그 근거나 사례를 배울 수 있다. 얼마 전 고려대 학생위원회의 ‘남북 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라는 주제 토론회 때, 반미 문제에 관심이 있는 신입생은 미국이 그토록 한반도를 압박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과 중국·러시아의 관계를 근거로 주장했다. 한반도의 평화를 진정으로 위협하는 세력이 미국이라는 주장을 효과적으로 한 셈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새내기라고 무시하거나 얕볼 수도 있지만, 상대방의 주장에서 많은 걸 배우고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열린 주장과 대안》의 주장에 기초해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토론한다면, 더 많은 학생들에게 정치적 매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판매의 의미

그런데 그냥 나누어 주거나, 나만 구입해서 보면 되지 않을까? 왜 굳이 《열린 주장과 대안》을 남에게 판매해야 하는가?

잡지를 만드는 데에 돈이 든다. 그러나 판매하는 이유는 ‘만드는 데 돈이 드니까’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우린 자본주의에 살고 있기 때문에 돈이 중요하다. 또 돈을 낸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관심이 있거나 지지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든 돈을 냄으로써 《열린 주장과 대안》을 자신과 동일시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교문 앞에서 하는 ‘선전전’이나 학교 밖의 집회 등에서 유인물을 나눠주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냥 나눠주고 나면 누가 그 글을 읽는지, 글에 대한 반응이 어떤지 전혀 확인할 길이 없다.판매를 통해서만 구입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게 된다. 동시에, 《열린 주장과 대안》에 대한 그의 의견을 알게 된다.

자신이 《열린 주장과 대안》을 사고 읽고 판매한다면 그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발전이다. 하나는 정치의 발전이다. 《열린 주장과 대안》을 단지 사서 읽기만 하는 사람과 주변에 두세 부라도 팔아 본 사람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판매를 하려면 달랑 한 번 읽어서는 안 되니까 두세 번 읽게 되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의 주장에 접속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파고 들어갈 수 있다. 기고는 이를 위한 최상의 방법이다.

《열린 주장과 대안》을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는 정도도 달라진다. 《열린 주장과 대안》을 읽고 판매하면 스스로 잡지의 주장을 한 번 더 꼼꼼히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주장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된다.

판매 이후에 필요한 것

《열린 주장과 대안》 따로 학생위원회 활동 따로 움직인다면, 잡지는 공허한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일상적인 교육과 선전을 강조하고 있는 학생위원회로서는 《열린 주장과 대안》을 통한 정치적 토론과 논쟁이 매우 필요하다. 특히 《열린 주장과 대안》의 주장을 둘러싸고 당원들 사이에서 토론과 논쟁이 돼야만 정치적 통일성을 더 잘 만들어 갈 수 있다.

다시 말해, 학생위원회 소속 당원이라고 해서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어떠한 쟁점을 둘러싼 당원들간의 토론은 정치적 공통점을 더 많이 발견하고 토론과 논쟁에 기초해 서로를 설득하는 기회가 된다. 이렇게 형성된 통일성은 하나의 조직으로서 학생위원회가 현실 운동에 직접 개입하거나 분석할 때 분명한 판단과 일사분란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이는 비단 당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비당원들의 경우, 《열린 주장과 대안》을 구입하고 토론함으로써 우리와 더 많은 동질감을 느끼며 정치적으로도 가까워질 수 있다.

고려대 학생위원회의 경우, 지난 4·30 청년학생문화제 때 10명의 당원과 1명의 비당원이 《열린 주장과 대안》 판매에 참여해 1백82부를 팔았고 20여 개가 넘는 연락처를 받았다.

메이데이가 지나고 고대 당원들은 연락처마다 전화를 해 정기모임을 소개하고 그들을 초대했다. 또한, 구입한 잡지를 가지고 함께 토론해 볼 것을 권유했다.

《열린 주장과 대안》을 산 독자를 배려해 그가 가능한 시간대에 토론 약속을 잡고, 특히 그가 관심있어 하는 주제가 있다면 그 주제에 대해 특별히 준비해 토론했다. 5월 말 현재, 연락처를 받았던 사람들 가운데 토론하고자 하는 의사를 밝힌 3분의 1 정도가 《열린 주장과 대안》 토론에 참여했고 고대 당원들은 그들에게 꾸준히 정기모임이나 세미나를 제안하고 있다.

판매 이후 필요한 것은 그들과 더 많이 토론하고 함께 행동함으로써 그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또한 민주노동당의 의미와 학생위원회의 취지 등을 소개함으로써 그가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에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열린 주장과 대안》의 다양한 주장들을 읽고 토론하고 그에 기초해 판매한다면, 《열린 주장과 대안》을 사는 사람들과 토론하고 그들을 설득한다면, 《열린 주장과 대안》은 급진화하고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 노동자와 학생들의 정치 운동을 건설하는 데 기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