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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위기와 여성가족부

올해 6월부터 여성부가 여성가족부로 개편되면서 가족 정책까지 도맡게 됐다.

이렇게 국가가 가족 문제에 개입을 강화하는 배경은 늘어나는 이혼·저출산·독신과 동거의 증가 등 ‘가족 해체’ 현상 때문이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가족은 환자와 노인을 돌보고, 아이를 낳고 기르며, 노동력을 재생하는 공간이다. 자본주의는 보통 이러한 기능을 개별 가족의 여성들에게 떠넘긴다.

여성가족부의 근거법인 ‘건강가정기본법’은 자녀 양육과 노인 부양 기능을 수행하는 가족 형태를 ‘건강가족’으로 장려하고 이러한 형태의 가족에 한정해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법은 가족 구성원들에게 가족을 지킬 의무를 강조하고, 출산·양육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한부모 가정, 미혼모, 동성애 가정, 저출산, 독신, 동거, 이혼율 증가는 모두 문제 있는 사회 현상이 된다.

이 때문에 여성운동 단체들은 건강가정기본법을 폐기하고, 여성의 희생을 강요하기보다는 가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 대체입법(가족지원기본법(안))을 제정하라고 촉구하는 공대위를 만들었다.

물론 건강가정기본법에는 미약하지만 가족에 대한 지원 강화와 같이 사람들이 지지할 만한 요소도 포함돼 있다. 장애인이나 중증질환자 가족의 휴가 서비스 지원, 저소득·한부모 가족 양육비 현실화, 미혼모 양육 지원 확대, 법정 노동시간 준수를 통한 가족 시간 확보 등이 추진 과제로 제시됐다.

그러나 비정규직을 더 늘리는 비정규직 개악안을 통과시키려는 정부가 노동시간을 줄여 여가를 늘리는 일에 진지한 관심이 있을지 의문이다. 비정규직 개악안이 통과되면 더 오래, 더 많이 일해야만 하는 노동자들에게 ‘가족 시간 확보’는 배부른 소리로 느껴질 뿐이다.

노무현 정부는 대부분의 비정규직 여성들에게 절실한 최저임금 현실화 요구도 기만적으로 묵살했다. 노동시간 단축 요구에 대해서는 육아휴직과 생리휴가 무급화로 응답했다.

건강가정기본법을 통해 알맹이 없는 대책을 만들어내기보다는 비정규직화를 중단하고 유급 생리휴가와 유급 육아휴직기간을 보장하고 최저임금을 실질적 생계비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부터 실행에 옮겨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혼의 자유와 여성의 출산통제권을 인정하고, 모든 형태의 가족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과 가사노동을 사회가 책임지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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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