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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이라크·이란·팔레스타인:
이라크 총리, 대규모 항쟁에 밀려 퇴진하다

이라크 총리가 대규모 시위에 밀려 퇴진했다.

수도 바그다드와 이라크 남부 곳곳에서 두 달 가까이 유혈낭자한 진압에도 굴하지 않고 대규모 시위가 이어진 끝에, 12월 1일 이라크 총리 아델 압둘 마흐디 사임이 의회에서 가결됐다.

그러나 이라크인들은 압둘 마흐디 사임으로는 부족하다며 거리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종파를 초월해 단결한 이라크인들. 10월 말 바그다드의 타흐리르 광장 시위. ⓒ출처 Xequals(위키미디어)

수도 바그다드에서 IT 전공 학생 다니아(20세)는 이렇게 말했다. “총리 퇴진은 우리의 산더미 같은 요구 중 티끌만한 일부일 뿐입니다.”

이번 운동은 10월 초 이라크인 수만 명이 반정부 대중 시위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사람들은 빈곤과 실업을 끝장내고, 2003년 미국이 침공 후 수립한 부패하고 종파 분열을 기초로 설계된 체제를 무너뜨리고자 한다.

바그다드의 시위대는 타흐리르 광장을 중심으로 모여 도심 주요 도로와 다리를 점거했다. 시위대는 평범한 사람들의 출입이 거부되고 정부 건물이 있는 중무장 지역인 ‘그린존’으로 진입하는 도로도 봉쇄했다.

바스라, 나시리야 등 다른 도시에서도 시위대는 이라크 남부의 화수분인 석유 산업단지로 통하는 도로를 봉쇄했다. 이라크는 석유 수익이 막대하지만, 평범한 이라크인은 높은 실업률과 저임금에 시달린다.

이라크 중부 도시 나자프에서 시위대는 이란 영사관에 최소 두 번이나 불을 질렀다. 시위대는 서방이 설계한 이라크의 부패한 체제를 이용해 이란이 이라크 정치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분노한다.

탄압

이라크 정부는 여러 차례 학살극을 벌이며 시위를 유혈낭자하게 탄압했다.

10월 초 시위가 시작된 이래 400명 넘는 사람이 죽었다. 이라크 시위 진압 부대는 최루가스와 시위 진압용 고무탄뿐 아니라 실탄까지 동원해 시위대를 공격했다.

11월 마지막 주는 특히 더 피로 얼룩진 나날이었다. 바그다드, 나시리야, 나자프에서 약 65명이 죽었다.

충돌이 격화하자 이라크 시아파 최고성직자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가 총리 지지를 철회했고 이후 총리가 사퇴를 선언했다.

이라크 의회는 앞으로 새 정부를 구성할 신임 총리를 지명하느라 오랜 시간을 보낼 것이다.

이라크 정치인들과 서방에서든 이란에서든 이들을 후원하는 세력 모두 이 과정을 이용해 영향력을 키우려 할 것이다. 서방과 이란은 이라크와 석유를 통제하려고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시위대는 종파주의 세력[이라크인 다수와 같은 시아파임을 내세우는 이란]과 서방 어느 쪽에도 우호적이지 않다. 시아파가 다수인 도시에서 시아파가 다수인 정부에 맞선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수니파가 다수인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에서는 학생들이 [시아파가 다수인] 이라크 남부 도시에서 살해당한 시위대를 기리며 대규모 기도회를 열고 묵념했다.

시위대는 종파를 뛰어넘어 체제 전체를 정조준하고 있다.

다니아는 이렇게 말했다. “총리 퇴진이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으로 이어져 권좌에 있는 기성 정당들과 [이들과 연계된] 민병대들을 쓸어버릴 때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이란에서도 학살에 맞서 시위가 분출하다

유가 인상에 맞선 이란의 시위 물결이 1979년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소요로 번졌다고 한다.

11월에 시작된 이 시위에 지금까지 약 20만 명이 참가했다.

휘발유 가격을 대폭 인상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시위를 촉발했다. 미국의 경제 제재와 정부의 부패가 낳은 경제 위기의 대가를 평범한 사람들에게 떠넘기려는 시도였다.

시위대는 주요 도로에 차들을 대거 주차해 도로를 차단했다. 시위대는 자신에게 실탄을 쏘는 보안군과 전투를 벌이기도 했다.

시위 참가자 약 7000명이 체포됐고 최소 160명이 죽었는데, 실제 사망자 수는 그보다 훨씬 많다는 추산도 있다.


이스라엘, 정착촌 추가 건설 계획 발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공격 계획을 발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할이지만]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지구(이하 서안지구)에 있는 도시 헤브론에 시온주의 정착촌을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스라엘 국방장관이자 극우 정당 ‘유대인의 고향’의 대표인 나프탈리 베네트가 이 계획을 발표했다. 헤브론에 새 정착촌을 짓겠다는 것은 헤브론 구시가지의 팔레스타인 시장을 철거하겠다는 말이다.

헤브론은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강점에 맞서 격렬한 투쟁이 벌어져 온 곳이다.

한 줌도 안 되는 이스라엘 정착자들이 시장이 내려다보이는 건물을 점거해서 그 지역을 통제하려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