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사회주의》 마틴 하트-랜즈버그 ┃ 한울아카데미

어떤 나라의 성장 방식이 좌파와 우파 양쪽 모두로부터 환영받는 기이한 일도 없을 것이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중국을 시장개혁의 본보기로 치켜세운다. 일부 좌파들은 중국을 국가 개입과 시장이 혼합된 ‘시장사회주의’의 성공 사례로 보기도 한다.

이 책은 이들이 지지하는 “중국 모델”을 훌륭하게 반박한다.

무엇보다 저자의 “중국 모델” 비판은 마르크스주의에 근거하고 있는데, 중국의 성장을 자본주의 자체가 지니는 모순 - 과잉생산과 불균등 발전 - 과 뗄 수 없음을 설명한다.

중국의 시장개혁 과정은 외형적인 경제성장과 함께 과잉생산과 과잉축적으로 인한 자본주의 발전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1997년, “30개 성[省] 중에서 22개 성이 자동차 공장을 원한 결과, 1백22개의 자동차 조립공장이 연간 1백50만 대를 생산하는 상황”이 나타났다.

게다가 국유기업 사유화에 따른 대량 실업과 복지 축소, 악명 높은 저임금은 전반적인 구매력의 저하를 불러왔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한 예로 “1995년 자동차 산업의 가동률은 44.3퍼센트, 컬러 TV는 46.1퍼센트, 자전거 54.5퍼센트, 냉장고는 50.4퍼센트였다.”

경쟁적 이윤 추구가 낳은 과잉생산 때문에 생산성이 전반적으로 하락했고 폭발적인 부동산 투기붐이 일어났다. 이것은 어마어마한 부실채권을 떠안고 있는 은행에 새로운 위험부담을 추가해 준 꼴이 됐는데, 부동산 투기붐으로 늘어난 고정자산 대출이 부동산 거품이 꺼지게 되면 고스란히 은행의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경제 성장은 불평등의 심화 과정이기도 했다. 한편에 호화주택과 호사스러운 자동차, 고급 패션과 보석을 즐기는 소수의 상류층과, 다른 한편에는 농촌과 도시에서 쏟아져나온 엄청난 수의 실업자들이 60달러의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대조적인 그림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그러나 노동자와 농민들의 저항도 급증해 중국 지배자들에게 천안문의 공포를 되새겨 주고 있기도 하다. 저자의 주장처럼 노동자와 농민들의 저항이야말로 “개혁이 초래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모순”이다.

이처럼 “중국 모델”은 자본주의적 경기후퇴의 악순환과 시장화에 따른 아래로부터 저항에 직면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모순과 불안정으로 가득하다.

저자가 바라보는 중국과 지역 경제의 전망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중국의 경제성장이 ‘날아가는 기러기 떼’처럼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 구실을 할 거라 주장한다. 하지만 중국과 마찬가지로 해외 직접투자와 수출에 의존하는 동아시아 나라들에게 중국은 경쟁 격화를 불러일으켜 1997년과 같은 과잉생산 위기를 낳을 위험을 증폭시킬 수 있다. 더욱이 이 지역의 국가들이 수출을 의존하는 미국의 경제 불안정과 유럽의 정체는 또 다른 위험 요소다.

경쟁을 핵심으로 하는 자본주의의 발전이 불균등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어느 나라의 성장 방식이 다른 모든 나라에도 성공을 보장해 주는 모델이 될 수 없다는 점은 매우 분명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중국을 수출 주도 경제로 변신시키고 지역경제에 대한 지배력을 결정적으로 높인 것은 다름 아닌 해외투자자들이었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앞으로 중국의 초국적기업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강화될 것이며 그에 따른 시장의 폐해들도 뒤를 이을 것이라 전망한다.

저자는 지금의 급선무는 “중국 모델”을 직시하고 중국의 노동자들과 다른 나라의 노동자들이 함께 연대해 재앙적인 시장경제를 대신할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저자가 힘주어 주장하듯 중국을 모종의 사회주의나 진보적 체제로 바라보는 환상을 거둘 때에 비로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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